[사설] 고용불안과 취업난이 만든 ‘公試生 30만 시대’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의 절반 이상이 공무원을 꿈꾸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층 취업준비자 현황과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은 2014년 41만명에서 지난해 약 54만명으로 급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를 능가하는 숫자다. 이들 중 20~24세의 경우 47.9%, 25~29세의 53.9%가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거나 했던 경험이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존 취업자들도 고용불안에 떨고 있고, 체감 실업률이 줄어들 줄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합격하면 고용이 보장되는 공무원을 목표 삼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하다.

2016년 대한민국에서 공무원이 갖는 위상은 과거와 전혀 다르다. 비정규직은 확산되고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무원의 처우나 복지는 업무대비 ‘가성비’가 탁월한 직종이 됐다. 여기에 일반 사기업과 달리 출신학교나 스펙이 아닌 시험성적으로 당락이 좌우된다. 이런 공정성도 취업준비생에겐 매력적이다. 연봉은 대기업이 앞서지만, 명문대 출신에 고스펙을 갖춰도 정규직 입사가 하늘의 별따기다. 취업을 한다해도 밥먹듯 야근하는 업무에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취업난과 고용불안이 ‘공시생 30만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부 공기업같은 ‘신의 직장’은 아니더라도, 공무원은 ‘인간 직장의 탑클래스’ 정도로 평가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공무원 쏠림현상’이 분명 정상은 아니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젊은 인재들이 전공불문하고 공무원을 목표로 매진하는 기현상은, 꿈과 다양성을 포기하도록 만든 사회에서 원인을 찾아야할 것이다. 공부하고 싶은 학문을 택해 대학문을 두드렸지만, 이내 졸업 후의 ‘밥벌이’ 걱정을 하고, 그 준비에 매달려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어설프게’ 꿈을 좇다 고통스런 현실에 절망하는 선배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미래를 봤기 때문이다. 재수, 삼수, 장수는 물론 취업했다가도 다시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실제 올 9급 공채시험에 16만명이 응시해 39.7대1, 서울시 7ㆍ9급 공무원시험에 14만여명이 몰려 무려 8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수십만명의 시험을 치르느라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도 엄청나다.

정부와 기업들이 좀더 전향적인 자세로 취업과 고용시장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을 늘리면 당장 인건비는 아낄수 있겠지만 좋은 인재들의 등을 떠미는 꼴이다. 일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일할 직장이 더 많아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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