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르코폴로 시즌2’ 수현, 10kg 증량…“강인한 여전사 보여줄 것”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어벤져스2’의 히어로가 ‘마르코폴로 시즌2’의 여전사로 돌아왔다. 현재 MBC 드라마 ‘몬스터’에 출연 중인 배우 수현이다. 할리우드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뒤 다음 글로벌 행보는 올해 1월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였다.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배우 수현을 만났다. “‘어벤져스’ 촬영이 끝나자마자 ‘마르코폴로’ 훈련에 들어갔죠. 오늘은 ‘몬스터’ 촬영하고 오는 길이에요.” 연이은 강행군에도 수현은 “바쁘지만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수현은 2005년 한중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에 입상해 데뷔한 뒤 ‘게임의 여왕’, ‘도망자 플랜비(Plan.B)’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활동했다. 수현이 일약 스타가 된 것은 2014년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헬렌 조 역할을 맡게 되면서다. 이 영화를 계기로 할리우드에 데뷔한 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르코 폴로(Marco Polo) 시즌1’에 캐스팅됐다. ‘마르코 폴로’ 시리즈는 13세기 중국 쿠빌라이 칸 시대를 배경으로 저명한 탐험가 마르코 폴로의 이야기를 담은 시대극으로, 수현은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 몽골 여전사 쿠툴룬 역을 맡았다.

여전사라는 역할이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 “시즌1에서는 여전사가 된다는 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여전사의 목소리, 군중들을 보면서 스피치하는 것들이 어색해 보이지 않을까 고민을 했죠.”

시즌2에서는 연기뿐 아니라 외적인 부분도 만들어 나갔다. 여전사의 강인함을 보여주기 위해 여배우들에겐 금기와도 같은 ‘살 찌우기’도 감행했다. “체력 훈련만으로는 전사 같은 모습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팔도 다리도 좀 두껍고 강인한 느낌을 보여주려고 10kg 정도 살을 찌웠어요. 근육을 키운거죠. 계란이랑 생선만 먹느라 미각이 좀 고생했어요.(웃음)”

산 하나를 넘으니 또 다른 산이 있었다. “모습이 가까워지고 나니까 여전사 역할이 더 자연스러워지더라고요. 그런데 심리적인 부분이 힘들더라고요. 부족의 후계자로서의 내적 갈등이나 리더다운 내실을 표현해 내려고 노력했어요.”

극 중 수현이 맡은 쿠툴룬은 화려한 싸움실력도 자랑한다. “‘마르코폴로’에 나오는 몽골 사람들은 뭐든 잘하기 때문에 말 타기, 칼 싸움, 활, 승마, 레슬링까지 기본기로 체력 훈련을 정말 많이 했어요. 운동이 아니라 훈련이었죠.”

[사진=넷플릭스 제공]

햇볕이 내리쬐는 황야지대, 전투복을 입고 연기하는 건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가죽 옷에 털이 달려 있어서 무거운 데다 굉장히 더워요. 옆에 차고 있는 칼도 무게가 엄청 났죠. 40도 날씨에 촬영장에서 매번 쓰러지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어요.”

수현은 한 번도 쓰러지지 않고 모든 촬영을 마쳤다. “처음엔 여전사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알게 모르게 저한테도 쿠툴룬 같은 면모가 있더라고요. 새로운 환경에 가서 매니저도 없이 독립적으로 여전사가 돼 가면서 ‘나도 강인함이 있구나’ 하는 걸 발견하게 됐어요.”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제 안에 있는 여전사의 모습을 발견하고 캐릭터랑 가까워지면서 저를 성장시킨다는 생각이 들어요. 혼자 여행을 가본 적도 혼자 살아본 경험도 없어서 수줍음도 많이 타고 내성적인 성격이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제가 먼저 리드해서 스탭들이 한국에 오면 맛집도 데려가고 공항도 혼자 잘 헤쳐나가요. 더 사고가 열린 것 같아요.”

사실 여전사는 수현이 국내 작품에서 맡아왔던 역할과는 정 반대였다. 영화 ‘7급 공무원’에서는 국가 정보원, 드라마 ‘몬스터’에서는 국제 외교관 역을 맡았다. “한국에서는 제 외모적인 부분이나 해외에 있다 왔다는 점, 이런 인상이 많이 남아서 그런 역할들만 주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몽골 여전사 쿠툴룬이 더 매력적이었다. “틀에서 벗어난 역할이어서 더 재미있었어요. 오디션 볼 때도 제 백그라운드나 나이, 키, 어디에 살고 이런 것들이 전혀 상관없이 주어진 대본만으로 저를 보여주는 거라서 아무 것도 없는 대본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았어요.”

한국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고 했다. “‘오피스’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처럼 코미디 작품에서 유머러스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 독립영화도 찍어보고 싶어요. 한국에서도 저를 다른 시각으로 봐주시고 도전해 본다고 생각하고 저를 다양한 역에 캐스팅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어벤져스’와 ‘마르코폴로’ 촬영으로 촬영 분이 줄어든 ‘몬스터’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비중 위주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주위로부터 ‘비중이 중요하다’, ‘좋은 평이 있든 뭐든 주인공을 한번 하면 수월하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수현의 생각은 달랐다. “어떤 계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고 해서 주인공을 해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어요. 부자연스럽고 부담스러운 건 싫은 것 같아요.”

비중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비중이 어떻든 저랑 잘 맡는 역할이었으면 좋겠어요. 주인공인데 저랑 잘 맞는다고 하면 하겠지만 굳이 꼭 비중만 따지진 않을 것 같아요. 제 옷에 맞는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었으면 해요.”

앞으로는 “좀 더 느린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마르코 폴로’를 7~8개월 촬영하면서 힘들긴 했지만 한 캐릭터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캐릭터와 더 가까워지고 지더라고요. 확실히 그렇게 했을 때 남다른 애정이 생기고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어요. 더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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