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전대 ‘박 터진다’…‘다자 경쟁구도’ 전망

-비박은 노선 분화, 친박은 인적 분화

[헤럴드경제=이형석ㆍ이슬기 기자] 4일까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당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새누리당 전당대회(8월 9일 예정)가 다자간 경쟁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친박계(親박근혜계)는 계파 좌장으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 중심의 인적(人的) 결합이 와해되고 분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박계(非박근혜계)는 기존 당청관계에 대한 비판적 입장과 ‘중도’ 및 ‘경제민주화’ 담론을 공개적으로 앞세워 당 내 주류와 지속적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전당대회가 친박계의 인적 분화와 비박계의 노선 분화 추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과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각각 친박계와 비박계를 상징하는 최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4일까지도 당권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직접적인 대결이 이뤄지든 이뤄지지 않든 두 사람이 상징하는 노선과 세력의 경쟁이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친박계는 현재 최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이주영ㆍ이정현 의원이 공개적으로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홍문종, 원유철, 한선교 의원 등은 최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당권 도전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주목되는 것은 범친박계로 꼽히는 이주영 의원이 3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대혁신의 첫 관문은 책임 있는 인사들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데 있다”며 “무엇보다 자숙해야 한다”고 밝힌 부분이다. 최경환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당 내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이처럼 다수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이 되면 친박 진영 내에서도 최 의원의 총선 참패 책임론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지지율 하락과 가덕도ㆍ밀양 신공항 무산을 계기로 친박 내에서도 청와대와의 거리두기 분위기도 감지된다. 친박계가 분화해 당내 소수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비박계에선 당내 강경 쇄신파로 떠오른 김용태 의원이 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했다. 비박계 중진인 정병국 의원도 당권 도전 의사를 이미 거듭 내비쳤다. 김 의원은 정병국 의원과의 단일화에 적극적이다. 이어 비박계 좌장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강석호 의원은 3일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근 들어 비박계에선 김무성 전대표와 정병국 의원 등 당의 노선을 오른쪽에서 ‘중도’ 쪽으로 옮겨야 한다는 이야기가 부쩍 자주 나오고 있다. 유승민 의원 뿐 아니라 이혜훈, 김세연 의원 등 새누리당 내에서 경제민주화에 적극적인 인사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전당대회 당권구도가 비박계로 기울면 당 내 노선 분화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4일 새누리당은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 회의를 갖고 당지도체제와 공천시스템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친박계 일부가 반발하고 있는 단일성 지도체제(당대표ㆍ최고위원 분리선출)에 대해 “의원총회에 내용을 보고하고 의견을 들은 후 추후 회의에서 결정한다”고 했다. 당대표ㆍ최고위원 분리선출 뿐 아니라 모바일 투표, 당ㆍ대권 분리 개선 등은 친ㆍ비박계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의제다. 6일 열리는 의총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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