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의 이름으로 무슬림 공격…IS, 라마단을 피로 물들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새벽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카라다 지역에선 자동차를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115명이 숨지고 187명이 다쳤다. 올 들어 ‘이슬람국가’(IS)가 바그다드에서 저질렀다고 주장한 테러 가운데 인명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

불과 이틀 전인 1일에는 방글라데시에서 IS 추종세력의 인질극으로 이탈리아인과 일본인 등 최소 22명이 숨졌다. 아사두자만 칸 방글라데시 내무장관에 따르면 테러범들이 ‘홀리 아티잔 베이커리’에 진입한 뒤 10분 안에 20명 대부분을 살해했다. 살아남은 식당 종업원은 “비명과 울음소리, 총성이 들린 것은 처음 몇 분간으로, 그 뒤 긴 정적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수니파 무슬림 무장단체 IS가 알라의 이름으로 무자비한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특히 IS의 공격권엔 같은 무슬림인들도 대거 포함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이라크 바그다드의 테러는 IS의 소프트타깃 테러가 무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기에 성스러운 기간으로 인식되는 라마단에 테러를 부추기면서 종교를 위한 공격이라는 IS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잃고 있다.

IS는 ‘시아파’를 겨냥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번 바그다드 테러는 이라크군의 팔루자 탈환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러는 이라크군이 팔루자 탈환을 선언한 지 1주일만에 터졌다. 세력 축소에 대한 앙갚음이 테러 감행의 주된 이유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41명이 사망한 터키 이스탄불 테러에서도 희생자는 대부분 터키 시민이었다. 터키는 대표적 수니파 국가다.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세력은 없지만 IS가 배후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IS 체첸분파인 ‘야르무크군’ 사령관으로 알려진 체첸계 러시아인 아흐메드 차타예프가 테러 주동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처럼 무슬림 또한 테러 피해에서 예외가 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IS가 ‘라마단’ 내 테러를 부추기면서 종교는 이들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명분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온다. IS는 라마단이 다가오면서 이 기간 내 테러를 저지르자고 부추기며 이로써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선동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IS의 선동가들은 라마단 시작 이전인 지난 5월 말에 라마단 기간에 테러할 것을 부추겼다. 아부 무하메드 IS 대변인은 지지자들에게 보낸 오디오 메시지를 통해 “지하디스트들이 행동해야 한다. 라마단 기간에 순교하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것”이라며 부추겼다. 다른 극단주의자는 독약을 이용하는 매뉴얼을 배포하면서 “라마단이 가까워져 온다. 승리의 달이다”는 문구도 나눠주기도 했다. 이후 실제로 라마단 기간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터키, 바그다드 테러뿐만 아니라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선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로 4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IS의 선동내용은 대부분의 무슬림이 공감할 수 없는 것이다. 라마단은 무슬림의 5대의무 중 하나로, 절제된 생활 속에 불우이웃을 돌아보며 보내는 신성한 기간으로 인식된다. 라마단에 벌어지는 폭력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다. 이 때문에 결국 IS는 라마단 또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하드 전문가인 파와즈 게르게스 런던경제대 교수는 “전 세계 지지자들을 선동해 행동하도록 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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