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만에 돌아온 신동빈 앞에 놓인 3가지 숙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검찰수사에) 성실히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입국장에 들어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 회장이 해결해야 하는 숙제는 산더미다. 검찰 수사 대응, 사실상 올스톱된 롯데그룹의 정상화, 여전히 꺼지지 않는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소송전까지. 26일 만에 돌아온 신 회장은 곧바로 ‘총수 부재’ 동안 쌓였던 현안 챙기기에 돌입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이 귀국 후) 집무실로 돌아가 부재중 현안을 챙겼다. 4일부터 (신 회장은) 정상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튿날인 4일 오전 8시 45분께 출근길에 만난 신 회장은 침묵한 채 집무실로 향했다.

지난 3일, 26일 만에 귀국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튿날인 4일 서울 소공동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당장은 검찰 수사다. 신 회장의 귀국으로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비자금 조성과 정관계 로비, 배임 횡령, 일감 몰아주기 등 롯데 가(家)를 향한 검찰의 수사국면을 돌파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지난 3일 신 회장은 롯데그룹과 롯데 가 친인척을 둘러싼 검찰 수사와 관련해 ‘모른다’, 혹은 침묵으로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재계는 검찰 수사 결과에 롯데그룹 경영정상화가 달린 만큼 신 회장이 만반의 대책을 준비해 검찰 수사에 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부재기간 동안 법률법인 김앤장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구성, ‘방어태세’를 구축했다. 현재 검찰은 신 회장의 핵심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과 황각규 정책본부 운용실장을 비롯해 신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집중공세도 막아내야 한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30일 입국, 추가 반격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입국 당일 “최소한 신동빈 회장이 1차 소환된 다음에 우리가 추가 액션(행동)을 할 예정”이라며 “(롯데 회계장부 등) 우리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추가 액션은 결국 소송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등 회계장부 분석을 토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의 형태일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무한 주총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검찰 수사와 맞물린 신 전 부회장의 끝없는 ‘반격’은 신동빈 회장에게 숙제이자 부담이다. 하지만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의 추가소송 방침, 무한 주총 예고에 대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검찰 수사 대응, 형제의 난 종식이라는 산을 넘으면 결국 목적지는 ‘롯데그룹 경영정상화’다. 면세점 입점로비,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예고됐던 롯데그룹의 대형 이벤트들의 시계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롯데케미칼의 미국 화학업체 엑시올 사의 인수를 철회와 함께 사업 확장 계획이 무산됐고, 신 회장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호텔롯데 상장(IPO)도 무기 연기됐다. 여기에 불투명해진 연말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 획득, 롯데월드타워 오픈 등도 신 회장 앞에 놓인 과제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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