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세대출예산 500억 남는데…6000명 지원 거부

국방부 “수요예측 실패했다”

국방부의 수요예측 실패로 6000명에 가까운 군인들이 전세자금을 신청하고도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배분 받은 예산은 500억원이나 남았다. 국방부는 수요예측 실패를 인정했다. 1만4000가구의 군인과 그 가족들은 3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5일 헤럴드경제가 국방위원회 소속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실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군인복지기금으로 사용되는 전세자금 대출(전세대부)예산 1468억5800만원 중 국방부가 집행한 금액은 969억3100만원에 불과하다. 499억2700만원이 불용 예산으로 남았다. 전세대출 신청자 1만1315명 중 전세대출을 받은 군인은 5445명으로, 나머지 5870명은 전세자금대출을 신청하고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들은 알아서 숙소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김 의원실은 국방부가 “예산은 전세자금 상환액을 기초로 산출하나 전세를 연장하는 상황 등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국방부가 군인들이 2년 전세계약이 끝난 뒤 상환하는 대출금액까지 포함시켜 2015년 예산을 책정, 신청자를 모집했지만 전세계약이 연장돼 전세대출 상환이 늦어지는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만큼 예산이 남았음에도, 혜택을 보지 못하는 군인들이 발생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국방부는 지난 2009년 부터 민간주택 전세자금의 60~70%에 해당하는 금액을 무이자로 지역에 따라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해주고 있다. 자격은 10년 이상 복무하고 관사입주 자격을 갖춘 군 간부다.

군은 전세자금 대출의 수요예측 실패로 군인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지 못하자, 전세자금 대출 대신 민간에서 대출을 받게 하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이자만 지원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집행된 969억원3100만원의 전세자금 대출 지원금 중 원금 지원은 916억원, 이자 지원이 52억원이다. 앞으로 원금 지원 규모를 줄이고, 이자대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군인 주거 예산은 지난 2014년 4733억원에서, 2015년 5433억원, 2016년 5709억원으로 최근 3년간 증가했다. 하지만 관련예산의 증가에도 군인들의 숙소 노후화에 대한 문제 제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효율적으로 예산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30년 이상 된 군 숙소(관사, 간부숙소)는 1만3750 가구다. 25년 이상 노후 숙소를 합치면 2만6629가구로 전체(16만4746가구)의 17%에 달하고 있다.

박병국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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