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 질문, 12시 되자 빈자리 ‘텅’…지역구 현안 공세하는 의원도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이 첫 타자로 질의에 나선 오전엔 의석이 꽉 차 있었지만, 정오가 가까워지자 눈에 띄게 빈자리가 많아졌다. 12시 반에 오전 대정부 질문이 마치는데도 오찬을 국가 경제보다 중요시하는 의원이 그만큼 많았던 탓이다.

이날 2시 대정부질문이 재개돼 한 시간이 더 흐를 때까지도 의석 절반 가까이가 빈자리였다. 국회가 국무총리와 관계 장관에게 시급한 현안의 대책을 요구하는 수단인 대정부질문의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참여 저조’는 이제 막 개원한 20대 국회도 마찬가지였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대 국회 첫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해묵 [email protected]

질의에 나선 의원들 대부분 세금 인상, 미래 먹거리, 일자리, 빈부 격차 등 거시적 국가 경제 문제를 지적했지만, 국무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문할 권리를 ‘지역구 현안’을 내세울 기회로 삼은 의원들도 눈에 띄었다. 경상남도 거제가 지역구인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은 지역 최대 현안인 조선업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정부에 질문했다. 김 의원은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맡게 된 경남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을 요구하며 “정부가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 실업사태 예방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느냐”, “경남의 일자리 창출 대책이 아직까지 없는데 언제쯤 발표할 예정이냐”고 따져 물었다.

대구 동구 갑 출신의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도 최근 부산과 대구를 중심으로 지역 갈등을 낳은 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에 대해 “국무총리는 영남권 신공항 연구용역 결과 발표 이후 대구ㆍ경북 민심에 대해 보고 받은 바가 있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어 “김해공항 확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논의에서 출발한 영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이 결국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난 이유, 김해공항 확장이 대한민국 제2 관문공항으로 역할 수행할 수 있는지, 대구공항 존치와 K-2 군 공항 이전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 등의 의문점에 대해 정부가 납득할 만한 답변을 하지 못한다면 김해공항 확장안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이천을 지역구로 둔 송석준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대정부 질문에 나서 “수도권정비계획법 수정법이 제정된지 35년이 흐르고 수도권 규제완화 논의가 시작된지 25년이 흘렀지만 수도권 규제의 틀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며 “수도권을 낡고 교조적인 규제의 틀로부터 해방시킬 때가 되지 않았나, 역대 정부가 수차례 약속했던 대국민 약속인 수도권 규제 합리화를 이제 이행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대정부질문은 정부를 대상으로 국정 전반이나 특정 분야에 관해 의원들이 질문하는 자리로, 19대까지 나흘간 진행됐으나 20대 국회부터 이틀로 줄었다. 지난 대정부질문이 정부 측에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고 의원 참석도 저조하다는 지적을 수용해 지난 5월 국회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정치 ▷통일 ·외교 ·안보 ▷경제 ▷교육 ·사회 ·문화 분야를 각각 하루씩 진행하던 대정부질문이 ▷경제 ▷비경제 분야로 대폭 간소화됐으나 참여 저조 등의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18대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국회의원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질문 내용이 정쟁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어 대정부 질문의 본질적인 재검토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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