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키아로스타미 감독 별세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이란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6세.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은 이날 암치료를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3월 위암 치료를 위해 파리에 머무르며 몇차례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40년 테헤란에서 태어난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국립테헤란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그래픽 디자이너, TV용 광고 작업을 거쳐 영화계에 진출했다. 1970년부터 영화 연출을 시작한 그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1987)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체리 향기’(1997)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1999)로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특별상을 받았다.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왼쪽). 가운데는 영화배우 줄리엣 비노시, 오른쪽은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진=게티이미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부산영화제 참석차 한국에도 수차례 방문했으며, 2005년에는 제10회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2010년부터는 아시아영화아카데미(AFA)의 교장을 맡아 왔다.

또다른 이란의 유명 감독인 아스가르 파라디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슬프고 충격적이다”며 “키아로스타미의 죽음은 영화계의 상실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위대한 인간을 잃은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감독이자 인권운동가인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오늘날 이란 영화가 국제적 신뢰를 얻을 수 있게 해 준 감독”이라며 “그의 영화는 세계 영화를 바꿨고 할리우드와 비교해 영화를 인간화했다”고 회상했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는 이란의 검열 때문에 고국에서 많이 상영되지 못했다. 이에 대한 비판도 적극적이었다. 2010년 ‘하얀풍선’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경찰에 구금됐을 당시 반정부 성명을 발표했고 2014년 정부에 핵협상타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고인의 마지막 영화는 일본에서 찍은 ‘사랑에 빠진 것처럼’(2012)이다. 영화는 이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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