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 켜~”“추워 꺼~”…지하철 기관사는 괴로워

-지하철 냉ㆍ난방 전쟁…민원 1위 ‘냉난방 불만’

-5~8호선 ‘안전지킴이 앱’ 민원 중 70%나 차지

-동시 민원 많아…기관사들 “어떻게 해야” 진땀

-“규정따라 대응해도 한쪽선 불만” 난감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 업무 특성상 이른 출근을 해야하는 20대 여성 직장인 A 씨는 요즘 무릎담요가 필수품이다. 오전 5시 40분쯤 이용하는 지하철 전동차 안이 너무 춥기 때문이다. “춥다”는 민원을 전화와 온라인으로 여러차례 넣어보기도 했지만 지하철 냉방을 끄는 대신 돌아온 대답은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조절하고 있으니 추위를 느끼신 분은 약냉방칸으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 뿐이다. 하지만 약냉방칸으로 옮겨도 춥기는 마찬가지다. A 씨는 “새벽시간대에 이용하는 사람들도 적은데 냉방을 세게 튼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창피하기는 하지만 건강을 위해 좌석에 앉아 담요를 덮는 게 낫다”고 말했다.


#. 지하철 2호선 운전하는 최병태 기관사는 쾌적한 실내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냉난방 민원이 발생하면 머리부터 아프다. 한 번은 객차가 지나치게 춥다는 민원에 난방을 한단계 줄였더니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덥다”는 비상전화가 쇄도했다. 최 기관사는 “출근시간대 승객이 몰리는 신도림역에서 강남역 방향 전동차 내에서도 춥다는 민원이 발생하면 진땀이 난다”며 “규정에 따라 대응하고 있지만 기계적으로 해 줄 수 있는 방법에 한계가 있다. 승객들의 양해만 구할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승객별 체질, 옷차림 등에 따라 같은 열차 내에서도 덥다는 민원과 춥다는 민원이 동시에 접수되는 경우가 많아 난감하다”고 했다. 

서울 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냉방기 민원이 빗발친다. 한쪽 에서는 “너무 덥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너무 춥다”고 민원전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양공사 측에서는 이같은 상반되는 민원을 해결해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냉방을 풀가동하고 있다”던가 “약냉반칸으로 이동해 달라”는 등 안내방송으로 양해를 구할 뿐이다.

5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하철안전지킴이‘ 앱으로 접수한 5~8호선 민원 중 냉난방 관련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월 2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5~8호선에서 앱을 통해 접수한 총 6144건의 민원 가운데 냉난방 관련 4207건(68.5%)으로 가장 많았다. 취객, 구걸, 소란 등 질서저해 행위 1095건(17.8%), 환경민원 347건(5.6%), 시설물 339건(5.5%) 등이 뒤를 이었다. 성추행, 몰래카메라, 폭행, 응급환자 등 긴급상황은 11건(0.2%)을 차지했다.

냉난방 관련해서는 ‘덥다’의 민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덥다는 민원이 3382건으로 80%를 차지해 춥다(825건‧20%)를 크게 눌렀다.

1~4호선을 이용객이 가장 많이 제기하는 민원도 역시 객차 냉난방 관련 불편이었다. 최판술 서울시의원(국민의당ㆍ중구1)이 서울메트로로부터 제출받은 ’지하철 고객 불만 민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4월 총 5만57건의 민원이 접수된 가운데 47%(2만5876건)가 객차 냉방과 난방을 문제 삼았다. 냉난방 민원 다음으로는 열차 지연ㆍ출입문 취급ㆍ시설물 등과 관련한 ’기타‘가 꼽혔다. 기타는 전체의 24%(1만3247건)를 차지했다.

이어 무질서 관련 민원 17%(8764건), 청결 10%(5289건), 안내방송 3%(1831건) 등 순이었다.

난방으로 인해 덥고 불편하다는 내용이 73%(1만8950건), 냉방으로 춥다는 내용이 22%(5803건)를 차지했다. 기타는 4%(1123건)였다.

지하철 냉난방 민원 많은 이유는 관련 운영 기준 때문이라는 게 운영사들의 설명이다.

서울메트로는 “공사 내부 ‘냉방기 취급 기준’에 따라 객실 내 온도가 28도 이상일 때 냉방기를 가동할 수 있고 객실 내 온도는 24~26도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승객 요청 등에 따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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