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에겐 주는 부모부양수당, 장녀에게 안주면 ‘차별’

-따로 사는 장남에게는 부모 부양 수당 지급해

-근데 부모 모시고 사는 장녀는 지급 제외 ‘문제’

-인권위 “아들이 부모 모신다는 고정관념” 지적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따로 사는 장남인 직원에게는 부모 부양 가족 수당을 지급하면서 실제로 부모를 부양하는 장녀인 직원은 무남 독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가족 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국가인권위는 근무 중인 이모(30ㆍ여) 씨가 “부모부양 가족 수당을 남성과 달리 여성에게는 무남독녀일 때만 지급하는 A공사의 보수규정은 차별”이라고 낸 진정에서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진정에 따르면 이 씨는 집안의 장녀이고 남동생이 학생이라 어머니에 대한 가족 수당을 청구했지만 A공사는 “직계존속에 대한 가족 수당은 원칙적으로 주민등록표상 세대를 같이하는 경우에만 지급하고 동종 기관 대부분이 직계존속과 세대가 다를 경우 장남만 예외적으로 가족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지급을 거부했다.

또 A공사는 “무남독녀의 경우 사회통념 상 부양의 의무를 지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해 가족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므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A공사가 1988년 7월부터 장남인 직원에게는 따로 사는 부모에 대한 가족수당을 지급하면서도 무남독녀인 직원에게는 2005년 2월에 들어서야 노조 측의 요구로 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현실적 부양 상황을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A공사가 이같은 기준으로 가족 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부모 부양을 아들이 책임진다는 전통적 성역할에 따른 고정관념을 반영한 것”이라고 결정했다.

차별시정위원회는 “사회 변화에 따라 가족의 형태가 다양하게 변하고 있고 다른 형제 자매가 있어도 장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장녀인 직원에게 가족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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