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헬로 M&A 7개월 만에 나온 심사보고서, 졸속 비난도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M&A) 심사가 7개월여 만에 마무리됐다. 심사보고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인허가 조건은 업계에서 이미 예상한 시행조치로, 공정위가 장기간 심사에도 ‘졸속’ 결과물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4일, SK텔레콤이 지난해 12월 1일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위 등에 합병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지 217일 만에 초안 심사를 마무리했다. 이제 SK텔레콤으로부터 의견청취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 뒤, 미래부와 방통위에 결과를 넘기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 심사기간 동안 공정위는 SK텔레콤을 비롯해 빠른 인허가 심사를 바라는 진영의 눈총을 받아왔다. 심사가 표류하는 동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찬성 진영과 반대 진영의 비방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된 탓이다. 이에 공정위는 통신ㆍ방송사 간 M&A는 최초의 일이며, 신고 회사의 자료 제출 소요기간, 기업결합 유형,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심사기간이 다르다고 해명해왔다.

장기간 심사 끝에 나온 보고서에는 CJ헬로비전의 알뜰폰(MNVO) 사업 포기와 경쟁제한이 발생하는 방송권역의 매각이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찌감치 업계에서는 이번 M&A가 조건부 승인으로 결론날 경우 ▷5년 간 요금인상 금지 ▷알뜰폰 사업부문 매각 ▷방송 권역별 점유율 제한 등의 조건이 붙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특히 방송 권역 매각은 M&A 반대 진영에서 누차 주장해왔던 조치다.

이 같은 결과물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공정위의 숙고 기간이 결국 ‘시간 끌기’가 아니었느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양 진영의 입장 사이에서 고심하던 공정위가 두 회사의 합병으로 초래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한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심사결과가 나온 뒤에도 시간 끌기 비난을 피하는 데 바쁜 모습이었다. 지난 4일 해명자료를 통해 “법정심사기한은 신고서 접수일로부터 120일로, 보정기간을 감안하면 법정심사기한 내에 처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방송ㆍ통신분야 기업결합 중 최장 932일이 소요된 CMB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인수 건과 공정위가 시정조치한 방송ㆍ통신분야 기업결합 심사의 평균 소요기간이 290일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과거 사례와 비교해도 이번 심사가 늦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7개월여 만에 심사보고서를 받아든 SK텔레콤 측은, 심사를 장기화 하면서 뻔한 인가조건을 내놓은 데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법정 심사기한은 120일이지만 추가자료를 요청하면 그 기간이 제외되다보니 오죽하면 정무위 회의에서 ‘이런 식이면 120일이 아니라 1200일도 갈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겠나”라면서 “우리 입장에서 정책당국의 잘잘못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심사가 지지부진했다는 여론이 있었던 것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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