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따라 물살세기 달라지는 물대포…눈대중으로 측정했다고?”

-살수차 지침에는 거리따라 물살세기 조정…정작 살수차엔 거리 측정기 없어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경찰이 물대포 쏘는 거리의 측정을 눈대중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살수 거리에 따라 물살 세기를 조정하도록 한 자체 규정을 무색케 하는 주먹구구 공권력 행사라는 비판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6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에 의하면 경찰은 물대포 운용 시 살수 대상과의 거리 측정을 위한 장비를 운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경찰청에 “살수차 운용시 살수 대상과의 거리를 재는 방법 및 거리측정 장비를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이에 경찰은 “살수차 운용요원, 살수차 운용 지휘요원이 살수차 배치지점과 시위대 운집장소 주변의 주요 지형지물과의 거리 등을 감안하여 거리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그 거리는 통상적으로 가로수(7~8m 간격), 가로등(25~30m 간격) 및 차선 수, 차선의 길이, 건물 출입구 및 특이 조형물 등의 위치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경찰은 이를 위해 살수차 교육훈련 시 거리별 살수훈련을 반복해서 숙달하고 있다고도 답했다.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는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적어도 첨단 측정 기기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사람에게 살수하면서 눈대중으로 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물포 도입을 포기한 영국정부는 물포의 개선돼야 할 위험성 가운데 하나로 목표물과의 거리와 수압에 따른 살수 강도가 우선 측정돼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우리 경찰의 살수차 운용지침 역시 살수차 사용시 살수차와 시위대간의 거리를 고려하도록 하며, 거리에 따라 물살세기에 차등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눈대중에 의한 거리 측정이라면, 규정의 존재가 무색하며, 적법하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물포를 사용해 왔다는 그동안의 경찰의 주장도 사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에 불과하게 된다는 비판이다.

박 의원은 “다중이 운집하고 긴박한 상황에서 거리 측정을 가로수 등에 의존한다는 것은 상식에 벗어난다”며 “백남기 농민 사건이 우연한 일이 아니라 예견된 일이었던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거리를 측정해 수압을 조정할 수 있는 측정 장치가 설치돼야 참가한 시민과 이를 운용하는 경찰 모두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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