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에서 삶의 여유 즐기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경북 청송(靑松)은 서울이나 부산에서 결코 가까운 곳은 아니다. 서울에서 안동까지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되지만 그 다음부터는 914번 등 지방도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장점이다. 단조로운 고속도로보다 자연의 쾌적함과 한적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어디를 가건 4시간 이상 걸리는 곳은 없다. 1박2일 여행에서 1시간 정도 더 걸리더라도 자연을 좀 더 가까이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좋은데, 그 대표적인 여행지로 청송을 꼽을만하다.

청송은 태백산맥의 영향을 받아 기운 찬 산줄기가 사람들을 푸근하게 품어준다. 한동수 청송군수가 “느낌과 쉼이 있는 곳”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만했다.


주왕산은 청송의 대표적인 명소다. 당나라의 주왕이 숨어 살았다 하여 이름붙여진 주왕산에는 곳곳에 웅장한 바위와 돌의 기운이 서려있다. 청송군은 군 전체가 국가지질공원이라 주왕산에도 지질유산으로 가득하다. 주왕산은 암석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해서 석병산(石屛山)이라 불려져왔다.

주왕산의 상징인 기암단애뿐만 아니라 침식작용으로 인해 협곡과 폭포가 잘 형성돼 있다. 주왕산 입구인 대전사에서 출발하면 어린 아이들도 함께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코스가 쉽다.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도착하는 학소대와 용추폭포, 절구폭포, 용연폭포를 보고나면 저절로 시원해진다. 여름에도 오전에 산행에 나서면 별로 덥지 않을 정도다. 오랜 세월의 풍파를 이겨운 주왕산의 산세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절곡계곡과 새벽에 물안개의 비경을 볼 수 있는 주산지에도 들러볼 것을 권한다.

객주문학관은 청송의 대표적인 스토리텔링이다. 청송은 조선 후기 보부상을 중심으로 민중생활사를 생생하게 그려낸 작가 김주영의 고향이자, 대하소설 ‘객주’의 산실이다. KBS 드라마 ‘장사의 신-객주2015’에서 나왔다. 과거에는 경북 북부를 대표하는 장터였던 진보장터에서 살았던 김주영이 썼던, 격동기인 19세기 후반 일반인(백성)의 역사를 느껴볼 수 있다. 학교(혜성여고)를 깔끔하게 개축해, 전시관과 영상교육실, 세미나실, 연수시설을 갖추고 있다. 


슬로시티인 청송은 내륙 깊숙한 곳에 있어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한적하다. 푸른 소나무라는 이름처럼 푸르고 청정한 곳에서 송고고택이나 민예촌 같은 한옥에 묵으면서 흐뭇한 추억을 쌓고 삶의 여유를 한번쯤 부려볼만하다.

서병기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