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부르는 생활도로…“서울시내 교통사고 사망자 50% 집중”

-서울연구원 연구보고서…“서울, 보행자 측면 안전하지 않은 도시”

-생활도로 대부분 차량 제한속도 60km/h…사망 사고로 이어져

-서울시 “30km/h 일괄 제한 방침…연내 도심지 2곳 시범 추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 시내 이면도로의 제한속도를 일괄적으로 시속 3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서울시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 이상이 13m 이하 도로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생활도로 차량 제한속도가 60km/h인 상황에서 ‘보행친화도시’를 표방하는 서울은 보행자 측면에서 살펴보면 그리 안전하지 않은 도시라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서울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교통사고 사망자 400명 중 54%에 해당하는 214명이 보행자였다. 보행자 사망비중은 전국 평균 39%를 크게 상회하며 다른 대도시 대구(50%), 인천(46%) 등보다 높았다. 특히 이동성보다 접근성이 중시되는 생활도로인 13m 이하 도로에서 2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서울시 전체 도로 연장 81%를 차지하는 13m 이하의 이면도로에 대해서 별도의 제한속도 규정이 없이 일반도로에 준해 적용하고 있어 현실에 맞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시청 인근 생활도로.>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차량의 속도가 30km/h 이하일 때 교통사고 사망률과 부상정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50km/h로 주행하는 차량과 보행자가 부딪혔을 때 보행자가 치명상을 입을 확률은 80%가 넘지만, 30km/h일 때는 그 확률이 20% 이하로 떨어진다는 게 서울연구원의 설명이다.

서울연구원은 “생활도로 내에서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해 가장 효과가 크고 우선시 되는 정책은 차량 속도 관리”라고 덧붙였다.

서울연구원은 현행 생활도로 관련 문제점도 제시했다. 우선 생활도로는 교통 분야에서 법률적인 정의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단지 ‘도로법’의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을 상세내역 해설한 부분에서 ‘주거지역이나 상업지구 내 국지도로 중 보행권 확보 및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환경 조성이 필요한 도로로서 속도제어를 통해 이동성보다는 공간기능, 접근기능을 제공하는 보행이 우선되는 도로’로 간략이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생활도로구역 사업의 법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도로교통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모호한 개념 때문에 국회에서 개정안이 보류중이다.

현재 서울시는 일반도로에 대해 60~80km/h로 제한속도를 규정하고 어린이보호구역이나 대중교통전용지구 등 선별적으로 30km/h로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특정구간만 부분적으로 30km/h로 지정되다보니 운전자들이 급격한 제한속도 변화를 경험해 혼란만 발생시키게 된다는 서울연구원의 주장이다.

서울연구원은 “이동성 중심도로는 60~80km/h, 접근성 중심도로는 30km/h로 권장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왕복10차선도로와 골목길 모두 동일하게 설정된 서울의 일반도로를 생활도로에 한해 30km/h로 일괄적으로 낮추는 정책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연구원은 “생활도로에 물리적 시설이 많으면 소요비용이 매우 커진다”며 “과도한 시설물 설치가 지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활도로구역 통합표지나 최고속도 노면 표시, 주정차금지 노면표시 등 최소한의 보급형 시설물 설치가 바람직한 기준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연내 도심지역 2곳(블록)의 생활도로에 대해 30km/h 속도제한을 시범 도입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내 생활도로 30km/h 제한속도 전면 도입에 대해 서울경찰청과 협의 중”이라며 “큰 방향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시설물 설치 등 세부적인 조율만 남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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