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 속도내는 LG, 위기 속 새 기회 찾는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LG그룹이 선제적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 자회사들이 뛰어난 제품 경쟁력으로 글로벌 경기 위기속에서도 선전하고 있고, LG화학과 LG유플러스도 연일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미래에 더 큰 기회를 잡기 위해 한 발 앞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는 LG전자 및 LG CNS 등 일부 사업군에 대해 조직 및 인력 재배치에 나섰다.

LG전자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50세 이상 직원들의 창업 및 재취업을 지원한다. 


LG CNS는 이보다 한 발 앞서 상반기부터 신규 수주가 없거나, 수익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사실상 팀을 해체하고 인력을 타 부서, 프로젝트에 재편성하는 식으로 강도높은 사업 및 인력 재편성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차 전지 및 자동차 관련 부품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이미 확보한 LG화학이나, 또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유지하고 있는 LG유플러스 등 일부 사업군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금의 경영환경을 GS, LS의 계열분리, 그리고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계열사 구분 없이 모든 사업을 재검토하고 재편성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LG그룹은 과거 외환위기 전후로 발빠르게 지주사로 전환했으며 이후 안정적인 경영권과 지배구조를 가진 우량 그룹으로 거듭났다. 또 캐시카우가 분사되는 계열분리 속에서도 통신, 디스플레이 등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성과도 거둔 바 있다.

최근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서 재편 및 관련 인력 이동, LG CNS의 신규 사업 중 계열사들과 중첩되는 사업의 분리 및 재편 작업은 이번 제 3차 사업개편의 시작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구본준 부회장에게 그룹 총괄 신사업추진단장의 책임을 맡긴 것이나 최근 임원 회의에서 “변화 속에서는 항상 기회가 수반되는 만큼 사업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뿐 아니라 중장기적 영향까지 면밀히 분석한 뒤 대응해 달라”고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만 이런 선제적이고 과감한 사업 재편 속에서도 여타 기업들의 구조조정과는 다른 LG만의 ‘인화’ 분위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50대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브라보 마이 라이프 프로그램도, 신규 인력 충원을 약속하며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만을 위한 강제적 구조조정이 아니라 노사 합의 아래 떠나는 직원들에게는 새 삶의 기회를, 또 남은 직원들에게는 신규 인력 충원을 통해 업무 부담 증가를 최소화 하는 상생의 인력 재개편이라는 의미다.

또 최근 스마트폰 관련 사업부의 전면 재편 과정에서 많은 직원들이 신수종 사업부인 자동차 전장부품으로 대거 이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 CNS 역시 사업 및 프로젝트들을 재조정 하면서도 관련 인력들은 대부분 신규 프로젝트나 타 계열사 등을 통해 대부분 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LG그룹이, 현 상황을 과거 큰 위기 때와 같은 선상에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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