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진] “한반도, 규모 5 이상 지진 발생 가능”…안전지대 아니다

-규모 5.0 전봇대 파손, 건물 벽에 균열 가능

-울산 지진 역대 5번째 규모…중ㆍ소규모 지진 지난해 30차례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저녁을 먹다가 흔들리는 느낌을 받고 아이들이 놀라서 비명까지 질렀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37층 아파트에 거주하는 신모(49) 씨는 5일 발생한 지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저녁 8시 33분 울산 동구 동쪽 52㎞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울산, 부산, 포항 지역에서 ‘쿵’하는 소리와 건물의 흔들림이 감지됐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진동을 느꼈다.

흔히 한반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서 벗어난 지진 안전지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번 울산 지진에서 보듯이 규모 5의 중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된다.

지진의 에너지를 따지는 ‘규모’는 1에서 10까지 단계로 나뉜다. 지진계가 감지할 수 있는 정도가 규모 1.0이다. 규모 10.0은 1960년 칠레 발디비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25m 높이의 해일을 일으키고 가옥 1600채를 파괴시켰다. 

5일 저녁 울산 동쪽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규모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기상청 제공]

규모 5.0은 TNT 폭약 약 3만2000t을 터뜨리는 것과 비슷한 충격 에너지를 낸다.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의 1.5배 정도에 해당한다. 전봇대가 파손되고 건물 벽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로 분류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ㆍ소규모 지진은 꾸준히 한국에서 발생했다. 1978년 지진관측 이래 2015년까지 발생한 총 지진 횟수는 1212회다. 이 중 규모 5 이상의 지진은 6차례 발생했다.

1980년 1월 평북 서부 의주 지역에서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5.2의 지진은 2004년과 1978년 경북 울진 지역과 충북 속리산 부근 지역에서 각각 발생했다. 최근인 2014년엔 충남 태안 인근 해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에 발생한 울산 지진은 기상청 지진관측 이래 다섯번째로 큰 규모의 지진이란 점에서 지진 경계령이 발령한 셈이다.

이보다 작은 규모의 지진은 지난해에만 30여차례 발생했다. 올해도 6월 말 기준으로 8회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 들어 소규모 지진이 예년과 달리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한반도가 경미한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단층대에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에 국내 지진학계 일부에서는 추가적인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세대 홍태경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이 발생하려면 지각에 힘이 쌓이는 시간이 필요한데 주변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면 추가적인 힘이 가해질 수 있다”며 “큰 지진이 나면 규모가 작은 여진이 5∼6년에서 7∼8년까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지진 개수가 더 늘어나게 된다”고 했다.

한편 이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국내에서 규모 5.5 이하의 지진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지만 단층 구조상 대형 지진은 일어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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