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검사 자살 ‘후폭풍’ ②] 망자가 지켜본다…진실의 종은 울릴까

-김 부장검사 ‘폭언ㆍ폭행 의혹’ 부인

-남부지검 진상조사 한달째 감감 무소식

-김 검사 고통 알았나? 인력관리 허점드러나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 기자] 지난해 4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 검사로 첫 발을 내디딘 김모(33ㆍ사법연수원 41기) 검사는 올해 1월부터 김모(48ㆍ27기) 부장검사 밑에서 일하게 됐다. 법무부에서 근무하던 김 부장검사가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장으로 발령이 나면서다. 그리고 지난 5월 김 검사는 서울 목동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사생활을 시작한 지 13개월 만이자 김 부장검사와 한 부서에 근무한 지 넉달 만이었다.

김 검사는 생전에 친구, 동료들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보고 때 (부장검사가) 결재판으로 찌르고 수시로 폭언을 한다’, ‘동료 결혼식장에서 술 먹을 방을 구하라고 다그쳐 어렵다고 했더니 피로연 끝나고까지 욕을 했다’, ‘부장검사에게 매일 욕을 먹으니 자살 충동이 든다’고 토로했다. 유서에는 ‘병원에 가고 싶은데 갈 시간이 없다’는 내용을 남겼다.

숨진 김 검사의 어머니 이모(58) 씨도 5일 서울지방변호사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부터 아들에게 힘들다는 연락이 왔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남부지검 김모 검사의 어머니는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제가 된 김모 부장검사가 폭언 및 폭행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고 전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아들의 친구들로부터 김 부장검사의 폭언ㆍ폭행 사실을 뒤늦게 전해들은 이 씨는 김 부장검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김 부장검사는 모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부장검사가) 딱 잡아떼더라. 일도 많이 준 적 없고, 둘이 술을 마신 적도 없다고 했다”며 “내가 ‘당신 똑똑한 머리가 이기나 내 진심이 통하나 두고 보자’고 했다”고 했다.

죽은 당사자가 말이 없는 상황에서 김 부장검사마저 의혹을 부인해 사건은 결국 진실게임으로 흘러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폭언 사실이 보도된 후 김 부장검사는 유족들과 아예 연락조차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일선 검찰을 관리하는 대검찰청의 감찰활동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5월 19일 김 검사 사망 후 김 검사의 부모는 6월 1일 대검찰청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를 받은 대검 감찰본부는 이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에 내려보내 자체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사망한 김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 712명은 5일 대검찰청에 성명서를 제출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헤럴드경제DB]

그러나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남부지검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유족은 애초 사태가 발생한 남부지검에 진상조사를 맡긴 것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 검사의 카톡 메시지 공개 후 여론이 악화되자 대검 감찰본부는 2일에서야 직접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대검찰청 관계자는 “김 부장검사의 폭언ㆍ폭행은 김 검사의 유서에 없던 내용이다. 김 검사의 문자 메시지 외에는 본인 의사를 확인할 길이 없어 포괄적인 조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임 검사의 고통이 극단에 치달을 때까지 검찰 조직이 이를 전혀 몰랐는지도 의문이다. 알고도 방치했거나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면 신임검사 관리와 내부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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