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이웃여성 성추행한 70대男, ‘무죄→징역4년’ 이유는?

-지적장애 피해자의 오락가락 진술, 1ㆍ2심 판단 달라져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지적장애가 있는 이웃 여성의 집을 찾아가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7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윤승은)는 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강간)등 혐의로 기소된 A(70)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과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 2013년 11월 충남 한 마을에 거주하던 A(70) 씨는 3급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웃 B(55ㆍ여) 씨의 집을 찾았다. A 씨는 B 씨의 남편이 집을 비울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열려있는 문을 통해 안방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저항하는 B 씨를 위협하며 수차례 신체 중요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했다. 


이후 A 씨는 사흘간 매일 같은 시간에 B 씨의 집을 찾아 추행을 계속했다.

세 번째 추행을 당한 뒤 B 씨는 남편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남편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신고하려는 B 씨를 막기까지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웃주민 C 씨는 당사자들을 불러 모았다. 이 자리에서 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수사결과 A 씨는 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ㆍ2심 재판부의 판단은 갈렸다. 1심은 “범행의 핵심 증거인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가 경찰조사부터 재판과정에 이르기까지 범행 세부내용을 엇갈리게 진술해 믿기 힘들다는 것이다. 남편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피해자의 주장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B 씨의 진술을 믿을만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진술 내용이 엇갈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초 진술로부터 6개월이 흐른 뒤 검찰조사가 이뤄지는 등 진술의 시간 간격이 있었던 점과 날짜ㆍ시간관념이 미흡한 피해자의 지적장애 정도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납득할만 하다”고 봤다. 이어 “그럼에도 피해자는 A 씨가 3일 연속 추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범행일시나 세부적인 추행 내용을 다소 일관되게 진술하지 못한다고 해서 진술의 신빙성을 부인할 정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남편도 지적 수준이 일반인 평균에 못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은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미흡한 사람일 것이므로 (피해사실에 대응하지 않은 것을) 납득할만 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해자가 먼저 유혹했다고 진술하는 등 범행을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A 씨에게 징역형을 내렸다. 다만 A 씨에게 동종전과가 없는 점 등이 양형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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