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기고 강한 한지(韓紙), 유럽 문화유산 복원했다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우리나라 한지(韓紙)가 유럽의 문화유산을 복원했다. 젖으면 찰지고, 마르면 질기고 강한 특성때문에 마모되거나 부식된 부분을 말끔히 메꿔준 것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이규식)는 이탈리아의 종이 및 문화재 복원 전문가인 넬라 포지가 최근 한지를 이용해 이탈리아 베르가모 지역 한 재단에 소장돼 있던 교황 요한 23세(재위기간:1958~1963년)의 지구본을 해체 복원하는데 한지가 동원돼 성공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사진=헤럴드DB]

서양의 종이는 펄프계 면섬유를, 중국은 청단피를 사용하지만, 우리나라 한지는 닥나무 인피섬유를 사용한다. 인피섬유는 일종의 장(長)섬유로 조직이 길고 결합성이 좋으며, 종이로 만들 경우 질기고 강하다. 특히 보존성이 좋아 문화재 보존과학에 자유 이용된다고 문화재청 안지윤 연구사는 설명했다.

넬라 포지는 교황의 지구본을 해체한 뒤, 황변현상에다 균열까지 발생한 노화부분을 한지로 메꿔, 건강한 모습으로 복원하는데 성공했다.

넬라포지는 오는 12일 오후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이탈리아 학술심포지엄, ‘한지, 문화유산 복원재료 가능성을 말하다’ 행사에서 자신의 문화재 복원 경험담과 한지의 우수성을 발표한다.

양국 문화부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문화재 복원을 위한 연구작업도 함께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이탈리아 도서병리학연구소와 바티칸박물관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보존분야 전문가 4명이 복원재료로서의 한지 사용 가능성, 유럽 문화유산 보존처리 사례 등을, 국내 발표자 3명이 전통 한지의 제작기술과 생산현황, 보존처리 사례 등을 발표한다.

한지와 문화재 보존에 관심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042-860-9372)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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