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대신 생활임금” 野, 릴레이 법안발의…‘인간의 품위’ 새 기준 되나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야권이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생활임금법’ 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임기 시작 약 한 달 만에 총 4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법안 발의에 참여한 공동 발의자만 해도 약 70여명에 이른다.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기업계, 야권과 여권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노동자 처우를 더욱 강화한 생활임금이 공론화될 지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체근로자 평균 통상임금의 70% 이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생활임금을 결정하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최저임금 대폭인상 강력촉구 및 최임위 노동자위원 중대결단 예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과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해 “중대결단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현구 기자/[email protected]

생활임금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을 뜻한다. 당연히 최소 생계비 수준인 최저임금보다 높다. 영국은 지난해 7월 8일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고 저임금 노동자들이 경제 성장의 혜택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25세 이상 노동인구에 생활임금을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독일은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1월 1일부터 시간당 8.5유로(약 1만1000원)의 최저임금제를 시행했다. 이 같은 선진국의 흐름을 국내에도 도입하자는 것이 야권 주장의 핵심이다.

김 의원은 “현행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해 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2016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6030원으로 전체 근로자 시간당 평균 정액급여 1만3753원의 43.8%에 불과하다”며 “최근 일부 지자체가 소속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생활임금’을 조례제정 등을 통해 지급하고 있지만 법률적인 근거가 없어 정책추진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같은 날 윤후덕 더민주 의원 역시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물가상승률을 추가하고, 최소한 전체노동자 평균 정액급여의 50% 이상이 되도록 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소득불평등과 소득양극화가 심화되고 근로빈곤층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 최저임금(시간당 6030원)은 평균임금의 35%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국가 중 20위에 불과하다”는 것이 윤 의원의 주장이다.

이 외에도 지난달 29일에는 김경협 더민주 의원이 각 지자체가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생활임금제도를 결정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지난달 17일에는 이인영 더민주 의원이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전체근로자 평균 통상임금의 50% 정하되, 이후 이 비율이 60%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의 역진(逆進)을 막는 법안을 각각 발의하기도 했다.

한편 야권의 생활임금법 발의에는 홍철호(김경협 의원 법안)ㆍ홍문표(김한정 의원 법안) 의원 등 여당 의원 일부가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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