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마일 ‘종사자 미소국가대표’ 이금석씨] “택시기사 친절 베풀면 외국인들 꼭 다시 온답니다”

외국어 인사·안내에
출국때 절반이 재탑승
비행기 못탄 일본인 승객
부산까지 모셔다 드리니
장거리 단골 손님돼
친절은 모두 따뜻해지는 것
성의가 재방문 이끌어내죠

50대 초반 전직해 회사택시 5년, 개인택시 8년, 올해로 13년째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 오래되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을 살게되는데, 보람과 동기부여는 제 할 몫이라 생각한다.

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태우는 것을 즐거움으로 택했다. 틈틈이 중국어, 일본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들의 모국어 인사말 한마디에 그들은 대한민국에 대한 경계심을 확 낮춘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한국에 오신 목적을 가늠한뒤 그에 맞는 대화를 이어가면서 외국인들의 입가에 미소를 돋게 하는 것은 이제 나의 보람으로 자리잡았다.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 활동 중인 택시기사 이금석씨는 “친절은 상대방도 내 마음도 모두 따뜻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운행중에 만나는 건물과 문화재를 설명해주고 표현이 생각나지 않으면 단어를 찾는 내모습이 좋았던 모양이다. 나에게는 보람인데, 그들에게는 친절이었을 나의 호의는 결코 헛되지 않다. 그들과 헤어질 때 “해브 어 나이스 트립” 또는 “짜이찌엔”이라고 활짝 웃으며 명함을 건네는데, 절반 정도의 외국인들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온다.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내 택시를 타고싶다는 것이다. 이런 재탑승은 한 달에 고정적으로 20회 이상 되고 5월 같이 성수기 기간에는 30회 이상도 된다. 문득 재탑승이 한국에 대한 재방문과 비슷한 맥락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50대 쯤 되어 보이는 만취한 일본인 승객을 태운 적이 있다. 아내가 있는 부산으로 가신다는 그 손님을 서둘러 김포공항으로 모셨지만, 금요일 오후라 단 한 장의 티켓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부인의 번호를 알려주며 전화 연결을 부탁했고,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서툰 일본어로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부인이 택시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미리 예상되는 요금과 산정방법을 설명해 준 뒤 출발해 5시간 후 늦은 밤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했다.

마중나와있던 부인과 그의 아들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인근 식당에서 따뜻한 전복죽을 사주었다. 그리고는 조심히 돌아가라며 거듭 인사를 하고 돌아갔고, 나 역시 몸은 매우 고단했지만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서울로 돌아왔다.

정확히 한 달 뒤, 그 일본인 손님의 전화를 다시 받았다. 세종시에서 인천공항을 가야하는데, 이번에도 신세를 지겠다는 것이다. 작은 우정에 화답해주는 손님의 모습에 너무도 기분좋았다.

그저 내 나라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더 많이 찾아왔으면 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모두가 조금만 성의를 보이면 재탑승을 넘어 ‘재방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이 들었다.

지난 6월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 참석하는 영광을 얻었다. 택시 운전기사로서 장관들 사이에서 이야기를 했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 같다.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가 관광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교통, 숙박, 음식 등의 모든 종사자들이 함께 부당요금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우연찮은 기회에 한국방문위원회 ‘종사자 미소국가대표’로 위촉이 되어, 지난해 2월부터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다. 봉사가 남을 위한 것인 줄 알았는데, 내게 큰 기쁨을 준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남과 내 자신 모두에게 불편함을 안기는 짜증 대신, 적극적으로 친절을 베푸는 것은 예약손님의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내게 돈벌이로 돌아온다.

한번 연을 맺은 손님들은 자신의 비행스케줄을 문자로 보내고 나는 그런 손님들을 입국장으로 가서 맞이해 택시로 모신뒤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준다. 10년이 넘은 손님도 여러 명 있다. 한국을 찾을 때마다 내게 연락을 하고 미리 비행스케줄을 알려주는 해외 단골손님도 있다.

친절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 일하는 영역에서 내가 베풀 수 있는 자그마한 실천을 통해 상대방도 내 마음도 모두 따뜻해지는 그런 것이다. 한국의 친절 ‘K스마일’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조금 더 친절해지고 이를 통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조금 더 웃게 되길 기대한다.

이금석 ‘종사자 미소국가대표’(개인택시 기사)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