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여자친구에 공무상 비밀 누설한 국정원 직원 징계 정당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여자친구에게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내부 징계를 받은 국가정보원 직원이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 조경란)는 국정원 직원 A씨가 국정원장을 상대로 “정직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안보수사국에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08년 동거하던 여자친구에게 기밀사항을 귀띔한 것으로 밝혀져 국정원의 징계를 받았다.

일본에서 신분을 숨긴 채 직무연수를 받던 A씨는 여자친구에게 “내가 북한 관련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그해 12월 한국에 돌아왔고, A씨는 이듬해인 2009년 1월 여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통보했다.

그해 3월 A씨의 여자친구는 국정원 홈페이지에 A씨에 대한 진정을 냈다. ‘A씨가 자신을 국정원 요원이라고 소개하며 결혼할 것처럼 속여 성추행했고, 함께 정보수집 활동 중인 곳을 돌아보며 업무를 설명해줬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국정원 징계위원회는 A씨의 직위를 강등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후 처분이 가볍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다시 징계위를 열어 2009년 6월 A씨를 해임했다.

해임에 불복해 A씨가 낸 소송에서 법원은 “재심사 권한이 없는데도 당초 처분보다 더 무거운 징계를 내려 위법하다”며 징계를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이는 2012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에 국정원은 A씨에게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렸고, A씨는 다시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가 누설한 정보는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면서도 “가치가 큰 비밀이라 보기 어렵고 의도적으로 누설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징계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의 활동이 외부에 알려지면 국정원 업무수행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며 “그 잘못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이 일로 해임과 복직을 거듭하며 겪은 고통을 감안해도 국정원의 정직 처분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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