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백인 경관 총구에 흑인 또 사망

[헤럴드경제] 미국에서 흑인이 또 다시 백인 경찰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진압 과정이 논란을 빚으면서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언론에 따르면, CD를 팔던 37세의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은 전날 오전 0시 35분께 미국 루이지애나 주의 주도인 배턴 루지의 한 편의점 바깥에서 경찰 2명에게 제압을 당하던 중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NBC방송에 따르면 경관은 모두 백인이다.

행인이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을 보면 스털링이 CD를 사려던 고객을 총으로 위협한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관 2명이 편의점 밖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에 돌입했다.

경찰은 ‘땅바닥에 엎드리라’고 두 차례 경고한 후 한 명이 스털링을 덮쳐 자동차 보닛에서 땅바닥으로 밀어 넘어뜨리자 다른 경관이 가세해 제압에 나섰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스털링에게 총이 있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한 경관이 자신의 권총을 집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수발의 총성과 고함이 오간 끝에 가슴과 허리에 수 발의 총탄을 맞은 스털링은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현장을 목격한 편의점 주인 압둘라 무플라히는 스털링이 경찰과 맞닥뜨렸을 때 권총을 들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으며 대신 한 경관이 총격 후 스털링의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는 것은 봤다고 말했다. 그는 스털링이 총에 맞았을 당시 그의 손은 주머니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무플라히가 직접 촬영해 언론에 추가로 공개한 휴대전화 동영상에는 두 경관이 스털링을 제압하고 총이 발사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스털링이 가슴에 피를 흘린 채 땅에 누워있는 가운데 한 경관이 스털링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모습도 잡혔다. ‘총이 발사됐다’는 누군가의 외침이 들린 뒤 또 다른 경관이 스털링의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는 장면이 이어진다. AP는 영상 화질이 좋지 않아 경찰이 꺼낸 것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무플라히는 이것이 스털링의 권총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무플라히는 경찰이 왜 스털링을 체포하려고 했는지 알 수 없다며 경찰에 제압당한 스털링도 계속 “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물으며 혼란스러워했다고 밝혔다.

스털링은 과거 20세에 14세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혐의로 체포돼 4년간 복역한 전과가 있다. 이 때문에 성범죄자로 등록돼 있고, 2011년에는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그는 중범죄 전과자로 총을 소지할 수 없는 신분이지만, 강도에게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호신용 권총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흑인 사회는 뚜렷한 정당성 없이 이뤄진 경찰의 체포와 죽음으로 이어진 진압 과정에 분노를 표하고 있다. 최대 흑인 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코넬 브룩스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공언했다.

동영상을 시청한 이들과 스털링의 친구, 가족 수백 명은 사건이 발생한 편의점 앞에 모여 밤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손들었으니 쏘지 마’, ‘인종차별 경찰은 물러가라’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막내딸인 버니 킹은 “스털링의 이름과 마지막 숨소리가 경찰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놓기를 바란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반발이 거세지면서 미국 법무부는 직접 나서 경관의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수사를 직접 이끌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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