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도 없고, 정부담당자도 없고’…겉도는 위안부지원 재단 준비위

-7월 재단 출범 어려울 듯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타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의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 5월 31일 출범한 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설립준비위원회가 표류하고 있다. 사실상 한달 이상 공전중이다.

7일 정부 안팎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준비위는 40여일이 흐른 이날까지 단 두 차례 회의를 가졌다. 출범 첫날 김태현 성신여대 명예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한 한 시간 가량의 만남이 1차 회의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말 가진 2차 회의가 사실상 공식 활동의 전부다.

현재 준비위는 사무실 공간도 마련하지 못했으며 준비위 위원 11명 가운데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여성가족부 담당 국장은 지난달 말 퇴임한 상태다. 아직 후임 인사가 나지 않으면서 담당주무부처인 여가부 당국자 자리는 비어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재단 출범은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준비위는 한 달 가량의 활동을 통해 올 상반기 재단을 정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미 달을 넘긴 상황이다. 이후 이달 20일까지는 준비 작업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재단 설립은 빨라야 7월 말이며 다음달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준비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1월 대국민 담화를 통해 “피해 할머니 한 분이라도 살아계실 때 마음의 한을 풀어드려야 한다는 다급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노력한 것”이라며 시급성을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의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진행상황이다.

재단 출범이 늦어지는 이유는 공익법 등 관련 법규에 따라 정관을 만들고 재단 성격을 규정하는 등의 실무적ㆍ법적 절차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사안이 워낙 정치적으로 한일 간 민감한 성격을 갖고 있어 여느 재단과는 진행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오는 15~16일 몽골에서 열리는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성사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일 정상회담이 재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5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자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이 정상회담을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소녀상 이전에 대한 박 대통령의 명시적 의사 표명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재단을 설립하면 일본이 출연하기로 한 10억엔은 소녀상 이전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이를 지속적으로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 문제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단이 들어설 경우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재단 설립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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