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자 구속 ③] 신 이사장 40여분 동안 눈물로 ‘신세 한탄’ 했지만…통하지 않았다

-“영장실질심사서 억울함 호소”…한동안 자리 뜨지 못해
-신격호 총괄회장 총애 받았지만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나

[헤럴드경제=양대근ㆍ고도예 기자]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을 둘러싸고 뒷돈을 받고 특혜를 준 혐의 등으로 7일 구속된 신영자(74ㆍ사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전날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눈물로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던 중 억울함을 토로하다가 울음을 터뜨렸다.

롯데면세점 입점 과정을 둘러싸고 뒷돈을 받고 특혜를 준 혐의 등으로 7일 구속된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전날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눈물로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경제DB]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신 이사장이) 영장실질심사 도중 40분에 걸쳐 억울함을 호소했고 신세 한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 과정에서 감정이 복받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날 오전 검은색 정장 상하의에 옅은 회색 스카프를 두르고 법원에 들어섰던 신 이사장은 내내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작은 목소리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오후 1시 30분께 영장실사심사가 끝난 뒤에도 신 이사장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다가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법정을 떠났다.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 이사장은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오늘날 롯데쇼핑과 롯데면세점을 일군 장본인으로 꼽힌다. 대학동문인 이명희(73) 신세계그룹 회장과 함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유통업계의 대모라는 평가도 받았다.

화려한 과거에도 불구하고 신 이사장은 작지않은 아픔도 안고 있다. 1950년대 신 총괄회장이 일본으로 유학길을 떠난 이후 부인 노순화 씨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신 이사장은 홀로 한국에 남겨져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신 총괄회장은 신 이사장을 특히 총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이 가속화한 이후 배다른 동생인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62)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에 밀려났고 수백개 그룹 계열사 중 어느 하나도 직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이 5~6년 전부터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Aricept)’를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점도 신 이사장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한편 오랫동안 핵심 계열사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온 신 이사장이 구속되면서 롯데그룹의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구형량 감경 등을 조건으로 신 이사장이 신 회장 측에 불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법조계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신 회장이 어떠한 방어 전략을 꺼내들 지 여부도 눈여겨볼 부분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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