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만 살필 때 아니다…헝가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도 불안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유럽연합(EU)의 관심은 온통 브렉시트에 몰려 있지만 영국만 우려할 때가 아니다. 정치ㆍ경제적으로 EU를 뒤흔들 수 있는 사안들이 회원국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순식간에 EU 탈퇴 행렬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적 위기…헝가리ㆍ오스트리아=브렉시트 투표 말고도 EU가 긴장해야 할 투표가 또 있다. EU의 난민정책을 두고 진행되는 헝가리의 국민투표와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다. 투표 결과에 따라 EU의 정치적 근간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전했다.

오는 10월 2일 헝가리는 EU가 추진하는 핵심적인 난민정책을 심판하는 국민투표를 치른다. 헝가리 국회의 동의 없이 헝가리 국민이 아닌 사람이 헝가리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EU에 부여하는 데 찬성하는지를 묻는다. 반대가 우세할 경우 난민 분산 배치를 압박하고 있는 EU는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달 말 EU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스스로 정한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EU가 난민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오스트리아는 대선을 치른다. 지난 5월 열린 대통령 결선 투표 때 부재자 투표를 개표하는 과정에서 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재선거를 치르는 것이다.

당시 결선 투표에서 녹색당의 지원을 받은 무소속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후보는 반이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극우 성향의 노르베르트 호퍼 자유당 후보에 불과 3만863표, 득표율 0.6% 포인트 차이로 겨우 승리를 거뒀다. 이에 자유당이 참관인이 없는 상태에서 투표함이 조기에 개봉됐다며 헌법재판소에 선거무효 소송을 냈고, 헌재는 재선거를 치르라고 결정했다.

1차 투표에서 호퍼 후보는 36%를 지지를 얻어 21%에 그친 판데어벨렌 후보를 이긴 데다, 선거 이후 정당 지지율에서도 자유당이 사회민주당을 앞서 재선거에서 극우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호퍼 후보는 EU가 중앙집권화를 강화하면 1년 안에 EU 회원 자격에 대해 국민투표를 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실제 투표가 진행돼 영국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탈퇴 도미노가 가속화될 수 있다.

▶경제적 위기…이탈리아=기우는 금융계와 함께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이탈리아도 주시해야 할 국가라고 CNN머니는 6일 전했다. 어려움에 빠진 금융계와 경제 상황이 반EU 정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브렉시트 투표까지 가세하면서 건전성 우려가 확대된 이탈리아 은행들의 주가는 최근 속속 하락하고 있다. CNN머니에 따르면 최근 방카 몬테 파스키의 주가는 10일만에 45%의 하락폭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은행들도 사정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23일 이후 다른 은행들의 주가도 30%가량 떨어졌다.

악화되는 경기에 유럽중앙은행(ECB)가 돈 풀기에 나서면 이탈리아 은행들의 수익성은 한층 더 압박을 받는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잭 알렌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금리 인하는 이탈리아 은행들을 더 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자금을 수혈해 금융계를 지탱해 보려 하고 있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다.

본래 둔화되고 있던 경제 상황에 영국 국민투표가 기름을 부으며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2002년 유로화를 도입한 후 이탈리아의 경제성장률은 지지부진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는 전분기 대비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유럽과 공동체를 이룬 이후 특별히 나아진 것은 없고, 악영향은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이탈리아의 반EU 정서도 소리없이 높아지고 있다. 난민 위기까지 가세한 가운데 EU국들의 도움도 시원치 않자 유럽을 바라보는 이탈리아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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