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법무부 소속 인신보호관제, 인권 중시할지 의문”

- “같은 사안에 대해 인권위-법무부 의견 다르면 혼란”
- “인권위로 관련 업무 일원화해야”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법무부가 정신병원 등에 억울하게 강제 입원됐거나 불법 수용된 사람이 있는지 점검해 풀려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신보호관’ 제도를 도입키로 한 데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가 우려를 표명했다. 기존에 인권위의 다수인보호시설 조사업무와 중복되는데다 개별 사안에 대해 인권위와 법무부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국가인권위원회는 7일 오전 제 18차 상임위를 열고 법무부가 인권위의 의견을요청한 ‘인신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에 대해 “법무부 소속 공무원인 인신보호관을 새로 도입하는 것은 위원회의 조사 및 구제 업무와 중복돼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다. 법무부는 소속 직원을 인신보호관으로 두는 ‘인신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달 20대 국회에 다시 제출했다. 지난해 11월 19대 국회에 제출했지만 법원과 인권위원회 등과의 의견 조율이 안된 채 19대 국회 임기가 종료돼 자동 폐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의결안은 법무부의 인신보호관 도입에 대해 “국민의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해 현행 법과 제도의 사각 지대를 보완하는 구제절차를 다양화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인신보호관의 역할은 위원회의 조사 및 구제 기능을 활용해 충분히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제출한 개정 법률안 제 3조의 3은 정신병원 등 요양시설에 위법한 수용된 환자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부당한 수용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구제 청구를 고지하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인신보호관이 수용시설을 점검하도록하고 있다. 또한 같은 법 제3조 4에서 위법한 수용을 발견한 인신 보호관은 피수용자가 구제청구를 원하거나 원한다고 인정될 경우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에게 구제 청구를 신청하고 검사는 구제청구가 합당하다고 인정될 시 관할 법원에 구제청구를 하도록 했다.

쟁점는 인신보호관의 소속이 법무부라는 점이다. 대다수 위원들은 “두 기관의 제도의 조사와 점검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 인권위는 ‘인권’ 준수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데 비해 법무부는 법 질서 유지를 우선으로 둘 가능성이 높다”면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안에 관해 다른 판단이 나올경우 피수용자 및 수용시설에 혼란을 야기하고 각 제도의 신뢰성이 저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사한 사례로 ‘고용상 연령 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 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차별행위 등에 대해 인권위를 진정의 처리 기관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정부 부처가 인권 증진과 권리 구제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인권위원회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것이 자칫 정부의 소극적 인권 정책을 야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인권위는 “인신보호관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우리 위원회가 인신보호를 위한 점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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