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당 연 1억 드는 특위…‘예산 먹는 하마’ 안 되려면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국회는 6일 본회의에서 한번에 7개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특위는 국회가 복잡하고 시급한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한 한시적인 기구다. 한데 역대 국회가 특위를 남발하면서도 미미한 활동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20대 국회도 같은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구성된 특위는 민생경제특위, 미래일자리특위, 정치발전특위, 지방재정ㆍ분권특위, 저출산ㆍ고령화대책특위, 평창동계올림픽지원특위, 남북관계개선특위다. 이 가운데 남북관계개선특위는 2000년, 평창동계올림픽특위는 2002년부터 비슷한 이름으로 존재했다. 새 국회가 열려도 사실상 상설 특위처럼 운영돼, 기간을 정해 운영하는 국회 특위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활동은 빈약해 19대 국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지원특위는 한달 평균 회의를 1회도 열지 않았고, 남북관계개선특위는 통일재개 및 남북대화 재개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정도에 그쳤다. 활동 수준이 비슷한 특위가 19대 당시 모두 33개가 설치ㆍ운영됐다.


국회가 특위를 무분별하게 설치하고 또 연장하는 이유는 국회의원의 ‘자리 만들기’ 차원이란 지적이 많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의원들이 위원장 자리 나누기나 활동비 때문에 꼭 필요하지 않아도 특위를 만드는 관행이 있어 왔다”고 비판했다. 특위 위원장은 여야가 합의해 선임하는데 통상적으로 각 당에서 상임위원장이 되지 못한 3선 이상 중진의원들에게 자리가 돌아간다.

국회가 특위를 탐내는 배경에는 예산 지원도 있다. 특위 위원장이 받는 활동비는 한달 평균 600만원에 달하고, 위원들에게도 회의비와 수당이 돌아가 특위 1개당 보통 연 1억원 정도의 예산이 지원된다. 혈세를 받고도 특위 활동이 미미해 거센 비판을 받는 일이 빈번하다. 19대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국조특위’는 16개월 동안 특위 구성, 특위 마무리를 위한 회의만 열어 비판이 커지자 심재철 당시 위원장이 활동비 9000만원을 반납하기도 했다.

한편에선 20대 국회가 첫발을 뗀 만큼 개별 특위의 활동과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위 개수가 문제가 아니라 특위가 얼마나 많이 회의하고 어떤 결과물을 내는지가 중요하다”며 “상임위 차원에서 다루기 힘든 이슈를 중심으로 특위가 활발하게 일한다면 오히려 많을 수록 좋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회 특위가 제대로 일하는지 언론과 관련 시민단체가 꾸준히 감시하고 성과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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