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性의 남자’ 유승민, 與보다 野 법안 더 많이 참여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여당의원보다 야당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더 많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신을 우선하고 중립적ㆍ독자적인 정치 성향을 가진 유 의원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유 의원이 20대 국회 개원 뒤 이름을 올린 법안은 모두 24개다. 이 가운데 13개가 더불어민주당ㆍ국민의당 의원의 법안을 공동 발의한 것이다. 유 의원은 안규백 더민주 의원의 법안 7개,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의 법안 5개,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 법안 1개에 서명했다.

유 의원이 참여한 법안 가운데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있다.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선언한 헌법 정신을 고취하고,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위해 대한민국임시정부 관련 자료를 수집ㆍ전시할 기념관을 설치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 70주년 경축사 때 ‘건국 67주년’을 언급하고 19대 때 새누리당 의원 60여명이 8ㆍ15를 건국절로 기념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로 추대하는 여권의 기류와 배치되는 법안에 유 의원이 서명한 것이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도하거나 인지하고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안 의원과 변 의원에게서 다수 법안 검토 요청이 들어왔고, 그렇게 요청이 들어온 법안 위주로 신중하게 결정한 결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의원 외에도 최근 새누리당에서 ‘소신 발의’ 행보를 보이는 의원들이 눈에 띈다. 김세연 의원은 최근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발의한 상법개정안에 여당 의원으로서 홀로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 법안은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해 기업 총수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내용으로, 재계는 즉각 우려를 표했고 새누리당에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더민주를 탈당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한 조경태 의원도 비슷한 사례다. 조 의원은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제)을 공동발의한 유일한 새누리당 의원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기업이 악의적인 불법행위를 할 경우 피해의 12배까지 소비자에게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법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이후 야권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은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국내법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신중한 입장이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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