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선잡은 비박, 전방위 대박(對朴) 심리전 돌입…‘후보난립’은 불안

김용태 “서청원 나오라”, 나경원 “서청원 나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

비박계 주요 당권 주자들 ‘릴레이’ 냉온(冷溫) 심리전

[헤럴드경제=이슬기ㆍ유은수 기자] 최경환 의원의 당 대표 경선 불출마 선언으로 초반 기선을 잡은 새누리당 비박(非박근혜)계가 전방위적인 대(對) 친박(親박근혜) 심리전에 돌입했다. 최 의원의 ‘대타’로 친박계의 강력한 당 대표 경선 요구를 받고 있는 서청원 의원이 ‘타겟’이다. 가장 먼저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은 “서 의원은 당 대표 경선에 나서 당원과 국민에게 심판받으라”며 경선 참여와 빠른 거취 정리를 압박했고, 나경원 의원 역시 “서 의원은 절대 (당 대표가 되면) 안 된다. 서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서면 나 역시 관여할 수밖에 없다”며 으름장을 놓고 나섰다.

김 의원은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당 대표 경선 구도는 명명백백하다. 과거로의 회귀냐, 현실과의 어정쩡한 봉합이냐,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냐, 셋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국민과 당원이 심판하실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며칠 전부터 친박계 의원들이 서 의원을 찾아가 출마를 간청하고, 서 의원은 고심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저는 최 의원의 불출마를 계기로 친박 패권이 자숙하고 새누리당의 미래를 위해 뒤로 물러서 주실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직도 친박 패권이 새누리당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 같다. 그렇다면 당원들과 국민께 심판받자고 요구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비박계 주요 당권 주자인 김용태(왼쪽)ㆍ나경원(가운데) 새누리당 의원이 친박계의 당 대표 경선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서청원(오른쪽) 의원을 향해 일제히 포문을 열고 나섰다.

‘서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면 경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스스로 친박 패권의 핵심이라고 자인하는 것과 같은 꼴’이라는 프레임을 한발 앞서 만들고 나선 것이다. 당 일각에서 나오는 ‘서청원 당 대표 추대론’을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빠른 거취 정리를 압박하는 ‘심리전’의 일종으로 풀이된다. 앞서 친박계 통합 당권 주자로 거론되던 최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당 안팎의 논란이 거듭되자 지난 6일 전격적으로 당 대표 경선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구심점을 잃은 친박계는 이번 총선에서 8선 고지를 점령한 서 의원을 찾아가 “맏형으로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달라”고 설득을 반복 중이다.

그러나 서 의원의 당 대표 출마 결심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비박계 당권 주자인 나 의원 역시 서 의원을 향한 포문을 열고 나섰기 때문이다. 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나가면 나 역시 어떤 식으로든 (전당대회에) 관여하겠다”며 당 대표 경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 의원은 또 “최 의원과 서 의원은 4ㆍ13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친박주류”라며 “그들이 당권을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기도 했다. 서 의원이 4ㆍ13 총선을 진두지휘한 김무성 전 대표 체제에서 서열 2위 최고위원을 지내면서도 공천 파동 등을 막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친박 2선 퇴진론의 재점화다.

결국 비박계 주요 당권 주자들이 모두 나서 서 의원을 ‘쥐었다, 놓았다’하며 전방위 심리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비박계에도 치명적인 약점은 존재한다. 오는 10일 5선의 정병국 의원이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인 가운데, 지나치게 많은 후보가 난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친박계 당권 주자인 홍문종ㆍ이정현 의원 등은 서 의원이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결심하면 빠르게 사퇴할 공산이 크다. 친박계 단일 후보 대 비박계 다자 후보의 당 대표 경선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 의원이 출마 선언 당시 “정 의원에게 당당히 레이스를 진행하되, 일정 시점에 단일화해 앞선 사람에게 힘을 몰아주자고 말씀드렸다”며 후보 단일화 논의가 사실상 합의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한 점은 비박계에 긍정적이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