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직장상사 ③] 甲상사, 乙부하 ‘영원한 패턴’…어떡하면 깰까

-신경민 의원 발의 ‘카톡 금지법’ 반응 뜨거워…성공 여부는 미지수

-중소기업ㆍ중견기업 직원들 여전히 상명하복ㆍ권위적 기업문화에 고통

-“사람 중심의 경영이 결국 이윤으로 이어져” 美 넥스트 점프 사례 주목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 기자] 지난달 22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후 30~40대 직장인들의 호응이 뜨겁다. 최근 스마트폰 보편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급증으로 근로자들이 근무시간 외에도 직장 상사의 업무 지시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그에 따른 직장인들의 사생활 침해와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음을 방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업종과 직급에 따라 개인별 상황이 제각각 다른데다 명확한 처벌 규정도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갑(甲) 상사, 을(乙) 부하’라는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기업 문화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이같은 개선 노력들 대부분이 탁상공론에 그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한국인 CEO가 이끄는 미국의 IT기업 넥스트 점프는 직원 중심의 경영으로 미국에서 가장 건강한 3대 일터에 뽑힐 정도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넥스트 점프의 설립자인 찰리 킴은 ‘건강한 직원이 결국 회사에 이윤을 가져다 준다’는 철학을 가지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사진 = ‘KBS스페셜’ 캡쳐]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와 맥킨지는 직장인 4만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문화 실태 진단’ 보고서를 통해 “상습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상명하복식 지시 등 한국의 후진적 기업문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이러한 문제 의식에 공감하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력개발 단계(Career Level) 도입을 통한 직급 체계 단순화, 수평적 호칭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7단계의 수직적이었던 직급 개념은 내년 3월부터 4단계(CL1~CL4)로 단순화하고, 직원들 간에는 이름 뒤에 ‘님’, ‘프로’, ‘선후배님’, ‘영어 이름’ 등 수평적인 호칭을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LG전자의 경우 파트장, 팀장, 프로젝트 리더 등 역할 중심 체제로 전환하고 임직원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포스코는 작년부터 내외 모든 그룹사의 임원과 연봉제 직원이 P직급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과 달리 대부분의 중소ㆍ중견기업 등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상명하복식ㆍ권위적인 문화로 인해 고통받는 직장인들이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소와 맥킨지가 ‘조직건강도(OHI) 분석기법’을 활용해 기업의 조직건강도를 검진한 결과 국내 중견기업 91.3%가 하위권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본적인 기업 문화 개선을 위해 무엇보다 ‘사람’ 중심의 경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KBS스페셜에서 소개된 외국기업 ‘넥스트 점프’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계 최고경영자(CEO)인 찰리 킴 씨가 이끄는 넥스트 점프는 ‘건강한 직원이 결국 회사에 이윤을 가져다 준다’라는 철학 아래 직원의 직원 복지에 회사 이윤의 50%를 투자한다. 그 결과 회사 생산성이 5년간 평균 60%씩 성장했고, 존스홉킨스 대학 등 주요 연구기관과 언론으로부터 미국 최고의 직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최고경영자(CEO)의 인식과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전근대적이고 비합리적인 기업문화 개선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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