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재판’ 이어 ‘롯데마트 재판’도 기록 복사 난항..너무 방대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기록 복사 문제로 3회째 지연되고 있는 ‘옥시재판’에 이어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롯데마트 재판’에서도 같은 이유로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 수가 227만명에 달해 기록이 방대한 터라, 재판 첫 절차인변호인의 ‘기록 복사’부터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창영)의 심리로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측 변호인들은 “기록 양이 방대해 열람등사를 마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측에서 인력문제로 열람 복사를 해주기 어려워 기록을 가지고 있는 변호인들과 연락해 열람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이 법정에서 밝힌 가습기 살균제 관련 증거목록은 총 2416개, 제본으로는 총 68권에 이른다. 


‘롯데마트’ 재판의 피고인은 총 8명이므로 8명의 법률 대리인들이 모두 68권의 기록을 복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날 재판에서는 ‘각 피고인들에 관련된 증거목록이 무엇인지 특정해달라’는 변호인 측 요청을 두고 한 차례 공방이 벌어졌다.

변호인들은 “현재는 변호인들이 자신이 맡은 피고인과 관련된 증거 외에도 일일이 의견을 표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검찰은 피고인 별로 증거목록을 특정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용마산업사 김종군 대표의 변호인은 “검찰에서 수백권의 기록을 다 주면서 변호인에게 알아서 하라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검찰은 “증거 목록상에도 이미 표시가 돼있고 특정 검사가 한 사건을 모두 맡은 것이 아니라서 현실적으로 분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맞섰다.

이어 “여러 회사의 제품을 공통으로 쓴 피해자들이 있어 회사별로 기록을 분리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기록복사’ 문제로 재판을 지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재판부는 기록을 검토하기 위해 8월 중으로 재판을 미뤄달라는 변호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록 복사 부분에 대해 법원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앞으로 이어질 증거조사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터, 기록복사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롯데마트는 2006년, 홈플러스는 2004년 용마산업에 제조를 의뢰해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했다. 두 회사 제품은 각각 41명(사망 16명), 28명(사망 12명)의 피해자를 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등 8명은 지난 6월 인명 피해를 낸 가습기 살균제의 제조판매에 관여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및과실치상)로 기소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들은 살균제 제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취지로 허위·과장 광고를 한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등)도 받는다. 홈플러스 법인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은 노병용 전 영업본부장(65·현 롯데물산 대표이사)을 비롯한 롯데마트 관계자 3명, 김원회 전 그로서리매입본부장(61)을 비롯한 홈플러스 관계자 3명,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로부터 하청을 받아 직접 자체 가습기 제품을 만든 용마산업사 대표 김모(49)씨, 롯데마트의 안전성검사 외주를 담당한 데이몬사 팀장 조모(42)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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