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스토리] 푸르메재단의 가장 큰 버팀목, ‘기부자들’

-백경학 상임이사, “기부자에 신뢰를 주는 게 그들에게 진 빚을 갚는 것이라 생각”

-이철재 전 쿼드디맨션스 대표ㆍ가수 션 등 시민 6000명이 병원 건립에 힘 보태줘

[헤럴드경제=신동윤ㆍ구민정 기자] “잠시만 기다리세요.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인터뷰를 마친 뒤 자리를 정리하는 기자들을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가 다급히 불러세웠다. 그리곤 기부회원 신청서를 가지고 왔다. 작은 기부가 장애 어린이들의 재활을 돕는 병원을 유지할 수 있는 큰 사랑으로 바뀌는 ‘나비효과’에 기자들도 함께했으면 한다는 것이 백 이사의 부탁이었다.

그는 기부자들과의 인연은 ‘복(福)’이라고 했다. 

푸르메재단의 홍보대사인 가수 션은 2012년 2월부터 ‘션과 함께하는 만원의 기적’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제공=푸르메재단]

이철재(47) 전 쿼드디맨션스 대표와의 만남은 그런 점에서 특별하다. 이 전 대표는 고교 3학년 시절 큰 교통사고를 당했고, 후유증으로 척수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문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UC Berkeley)에서 의료 공학(neuroengineering)을 전공해 귀국 후 사업중 푸르메재단과 인연을 맺었다. 백 이사는 “처음 이 대표가 ‘제가 돈 좀 넣었습니다’고 말한 뒤 보냈던 기부금이 10억원이나 되는 것을 확인하곤 크게 놀란 기억이 있다”며 “이 돈을 가지고 푸르메재활센터를 만드는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가수 션(44) 씨 역시 백 이사에게는 고마운 기부자 중 하나다. 그는 아내 정혜영과 함께 지난 4월 푸르메재단의 어린이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원에 6억원을 기부했다. 특히 2012년 2월부터 시작된 ‘션과 함께하는 만원의 기적’은 재단의 대표 모금 캠페인이다. ‘만원의 기적’ 캠페인으로 지난 해까지 총 3412명의 기부자가 함께 해 34억6700만원이 넘는 기부금이 쌓였다. 백 이사는 “션이 이끌어낸 기부자만 박찬호, 차인표 등 2000명 정도 된다. 만나는 모든 사람한테 기부의 필요성과 어린이 병원의 중요성을 설득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푸르메재단과 어린이재활병원을 위해 기부한 사람들의 명단에는 고(故) 박완서 작가, 신경숙 작가, 정호승 시인, 조무제 전 대법관, 이지선 씨 등 시민 6000명 가량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사실 백 이사는 가끔 이 같은 사람들의 큰 사랑이 무섭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한다. 재단 운영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는 것은 기부자들이 자신에게 보내준 신뢰를 잃는 것이고, 그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백 이사는 “적게는 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씩 투자한다는 게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투자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항상 빚진 사람의 마음으로 은혜를 갚는다고 생각해 재단을 지금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기부자들이 내뿜는 긍정적인 기운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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