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꽃보다 할배’…약방 감초, 그 묵직한 존재감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웬만한 할리우드 흥행 영화에는 ‘이들’이 꼭 있다. 젊은 주인공들이 헤집고 다닌 이야기 속에서 어느 순간 나타나 명연기를 펼친다. “어, 이 할배 또 나왔네.” 반가운 마음이 먼저, 뒤이어 찡한 감정이 따라온다. 1937년생과 1948년생, 두 ‘꽃보다 할배’가 스크린 속에 살고 있다.

오늘날 할리우드에서 주ㆍ조연을 가리지 않고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극에 색깔을 입히고 있는 두 흑인 배우, 모건 프리먼(Morgan Freeman)과 사무엘 L. 잭슨(Samuel Leroy Jackson)이다.

▶할리우드의 오달수, 살아있는 전설= 사무엘 L. 잭슨은 대표적인 할리우드 다작 배우다. 미국 영화정보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그가 출연하고 미국에서 개봉한 상업영화는 69편. 그가 연기를 시작한 것이 1970년이니, 그동안 평균 1년에 1.5편 이상씩 영화를 찍으며 쉬지 않고 달려온 셈이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한국팬들은 그에게 ‘할리우드의 오달수’라는 애정 가득한 별명도 붙였다. 

‘레전드 오브 타잔’의 사무엘 L. 잭슨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지난달 개봉한 ‘레전드 오브 타잔’(감독 데이빗 예이츠)에서 사무엘 L. 잭슨은 타잔의 새로운 친구인 ‘윌리엄스 박사’로 분했다. 그는 영국 사회에 완전히 적응해버린 타잔을 다시 밀림으로 향하게 하는 인물이다. 밀림의 동물과 원주민을 지키기 위해 다시 아프리카로 떠나는 타잔과 동행한다.

초원에서 사자를 만난 타잔이 머리를 맞대고 인사하자 “진짜 대화를 하는 거야?”라고 쌩뚱맞게 묻고, 타잔을 따라 밀림 속을 뛰면서 쉴새 없이 헐떡거리는 그의 모습은 자칫 심각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타잔이라는 평면적인 영웅보다는, 뒤쳐지고 가끔씩 엉뚱한 입체적인 캐릭터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법. 사무엘 L. 잭슨의 재치 있는 연기 덕에 ‘레전드 오브 타잔’이라는 영화에 ‘윌리엄스 박사의 밀림 적응기’라는 부제를 달 수 있을 법도 하다.

모건 프리먼은 오늘날 ‘살아있는 전설’이 된 명배우다. 할리우드에서 피부색과 나이를 초월해 가장 존경받는 배우 중 한 명. ‘백인 잔치’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일찍이(2005년)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우 유 씨 미 2’의 모건 프리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달 개봉을 앞둔 ‘나우 유 씨 미 2’(감독 존 추)에서는 전편에 이어 미스테리한 매직 컨설턴트 ‘태디어스’ 역으로 모건 프리먼이 등장한다. 겉모습은 고상하지만, 교활한 내면을 숨긴 채 자신만을 위해 사는 캐릭터다. 1편에서 청소부 옷을 입고 나와도, 2편에서 죄수복을 입고 나와도, 뭔가 꿍꿍이가 숨어 있을 것 같은 이 인물은 모건 프리먼의 얼굴을 통해 완성됐다.

▶나이는 많아도…작품은 젊네= 최근 박스오피스 모조가 집계한 ‘배우 흥행수익 순위’에 따르면 두 배우는 최상위권이다. 사무엘 L. 잭슨은 해리슨 포드에 이어 2위, 모건 프리먼은 3위에 올랐다. 톰 행크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에디 머피, 톰 크루즈, 조니 뎁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이 집계에 따르면 사무엘 L. 잭슨이 출연한 69개의 영화는 총 47억 달러(약 5조4000억 원)를 벌어들였다. 작품 수로 평균을 내면 한 작품 당 68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셈이다. 모건 프리먼이 출연한 60개 영화는 총 44억 달러(약 5조 원)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 모건 프리먼 영화 한 편당 7400만 달러 꼴이다. 

미국 영화정보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의 배우 흥행수익 집계

두 배우의 최고 흥행작 모두 할리우드 자본이 최고로 쏠려 있는 히어로물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사무엘 L. 잭슨은 ‘닉 퓨리’를 연기한 마블의 ‘어벤져스’(2012)가 최고 흥행작. 6억23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모건 프리먼의 최고 흥행작은 ‘다크 나이트’(2008)로, 5억3400만 달러 흥행 수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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