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자생적 무궁화꽃’ 사라진 대전3청사

흔히, 공직사회의 꽃이란 국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고시 출신이든 비고시든 반평생을 공직에 몸담으며 오를 수 있는 최상위 자리이기 때문이다. 최상위에서도 최고의 자리는 기관장이다. 그래서 기관장을 무궁화 꽃이라 칭한다. ‘꽃 중에 꽃, 무궁화 꽃’.

현 정부 들어 대전 3청사에 ‘자생적’ 무궁화 꽃의 씨가 말랐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중소기업청, 특허청, 산림청, 조달청 등은 내부출신 기관장을 배출해 내지 못했다. 현재 공공기관 316곳 중 내부 출신이 기관장을 맡은 곳은 54곳(17.1%)에 불과하다. 외부공모ㆍ인사를 선호하는 박근혜 정부의 의지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내부 승진 기관장의 경우 외부 출신에 비해 업무의 연속성면에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동안 업무를 통해 인식해 왔던 현안과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십 년을 함께 해온 탓에 적절한 역량평가로 직원들을 적소에 배치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적절한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

외부출신 청장의 경우 업무 숙지를 위해 최소 6개월을 소비해야 한다. 청장 재임기간이 평균 1년정도로, 업무 파악하다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정치권 또는 상위부처에서 와서 오직 ‘장관 바라기’로 전시행정을 펼치고 가서 직원들이 곤혹을 치루는 경우를 상당부분 겪어왔다. 반면, 외부출신들이 조직에 끼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동안 경직된 조직에서 새로운 시각을 보여 줌으로써 활기를 넣을 수 있다는 점과 상위 부처와의 협의ㆍ소통에서 탁월한 면을 보인다는 점이다. 과연, 이것이 내부 승진 기관장이라는 무궁화 꽃을 피우지 못하게 할 만큼 큰 장점이 되는 것인가. 아무리 ‘하라면 하는 식’의 공직사회라지만 정권 내내 외부인사로 기관장을 채우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제 목소리 내지 못하고 있는 공무원 노조에서도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내부 승진 기관장의 허와 실을 현 정부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정권 말기에 들어선 현 정부의 ‘있을지 없을지 모를’ 마지막 인사에 거는 공복들이 거는 푸념섞인 기대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권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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