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상용화 성큼①] 도서지역 택배부터 범죄수사까지…축복일까? 재앙일까?

- 전세계 드론 전쟁 본격화,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

- 다방면에서 큰 변화 예상…부작용 극복은 여전히 숙제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보험 제도 정비해 활용할 필요 있다”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1. 지난 5월 중국의 시셴물류연합과학기술회사와 웨더항공기술개발사가 공동 개발한 대형 화물운송용 무인기가 산시(陝西)성 시셴(西咸) 신개발구에서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날 비행에서 무인기는 15㎏의 화물을 80㎞ 떨어진 목표 지역까지 배달했고, 오차는 약 15m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벼운 화물을 배달하는 소형 드론이 아닌 대형 무인기가 중장거리 운행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론(무인항공기) 산업 시대가 성큼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드론 산업에 대한 규제를 내년부터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정교한 법과 제도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출처= 게티이미지]

#2. 최근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비전투 지역에서 테러범을 상대로 473회의 드론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이 과정에서 최대 116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현재 전투를 벌이고 있는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은 이번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은 파키스탄과 예멘에서 무인기 공격을 지속적으로 늘려 왔지만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해왔다.

‘하늘의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드론(무인항공기) 산업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드론의 활용은 기존의 군사용이나 취미활동을 넘어 운송ㆍ물류산업과 범죄수사 등 다방면에서 큰 변화를 촉발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도 드론 산업에 대한 규제를 내년부터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분위기가 무르 익으면서 드론 산업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정교한 법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전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미 드론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총성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미국의 경우 드론이 집 앞까지 물건을 배송하는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임박해 있다. 아마존ㆍ구글 등 거대 기업들은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드론으로 배달하는 체계를 이르면 2017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중국 역시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는 중국의 드론 제조업체인 DJI가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중국의 시셴물류연합과학기술회사와 웨더항공기술개발사가 공동 개발한 대형 화물운송용 무인기가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가벼운 화물을 배달하는 소형 드론이 아닌 대형 무인기가 중장거리 운행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처= 바이두]

각국의 관련법 제정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아마존은 지난해 미 항공우주국(NASA)이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지상 61m에서 122m 고도를 드론의 고속도로로 지정하자고 제안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작년 말 “드론을 통한 택배 서비스를 3년 내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고, 이를 위해 4개 ‘드론 특구’를 지정하고 항공법 개정에 나섰다.

지난 5일 한국 정부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드론 산업 활성화를 위해 파격적인 규제 완화책을 발표했다. 농업ㆍ촬영ㆍ관측 분야로 제한된 드론 사업 범위를 국민안전ㆍ안보 등을 저해하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분야로 확대하고, 촬영용 드론에 대해서는 비행승인과 촬영허가를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017년 상반기부터 고흥, 영월 등 도서지역에 드론 택배가 상용화된다.

범죄수사에서의 드론을 활용하는 방안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는 최근 경찰활동에 드론을 활용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오는 11월께 연구 결과물이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드론 산업을 뒷받침할 토대가 마련되고 있지만 범죄 악용 등 각종 부작용을 감안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드론에 위험물을 장착해 테러를 도모할 수 있다. 드론이 추락할 경우 지나가던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여기에 촬영용 드론이 해킹될 경우 사생활 침해 위협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드론의 상용화를 위해 ▷추락이나 다른 물체와의 충돌로 인한 인명피해 및 재산 침해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소음공해와 거주자 조망권 침해 ▷통신신호 충돌로 휴대전화나 위성 TV 등과 같은 민간 통신 네트워크에 장애 가능성 등 4가지 법적쟁점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소형 드론은 교통체증에 구애받지 않고 신속하게 출동할수 있고 넓은 시야각의 확보가 가능하며, 장비 구입비용도 저렴하다는 측면에서 그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반면 법집행기관이 무차별적으로 드론을 이용할 경우 사생활이나 개인정보의 침해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상 드론의 제작상 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제조물 책임이 문제되는데, 원인 규명이나 입증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보험 제도를 정비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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