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입은 전 검사장 홍만표, 꼿꼿이 고개 들고 재판 참여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홍만표(57·수감중ㆍ사진) 변호사는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재판에 참여했다. 입술을 앙다문 그는 재판 내내 담담한 표정이었다.

첫 재판에서 재판장을 바라보며 시종일관 고개를 끄덕이던 최유정(46ㆍ수감중)변호사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 김도형) 심리로 진행된 홍만표 변호사의 첫 공판준비기일 풍경이다. 이날은 공판준비기일이라 구속된 피고인 출석이 의무가 아니지만, 홍 변호사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홍 변호사 측은 혐의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홍 변호사의 법률대리인은 “7000쪽에 이르는 방대한 기록을 검토하지 못했다”며 의견 표명을 미뤘다. 홍 변호사 역시 “의견이 없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대신 법정에서는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한 확인이 이뤄졌다. 재판부는 당초 검찰이 홍 변호사의 조세 포탈 혐의에 대해 ‘연도별’과 ‘세목별’로 나누어 기소한 의도를 물었다. 재판부는 “홍 변호사의 조세 포탈 범죄를 모두 포괄해 기소할 경우 전체 포탈액이 5억원 이상이라 가중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검찰은 법률적 이유에 따른 것이라며 애초 기소한 방식을 고수하겠다 밝혔다.

법정에서 홍 변호사는 검찰 측 입장을 들으며 메모하고, 변호사에게 귓속말로 의견을 전달하는 모습도 보였다.

재판 말미, 일부 방청객들이 “홍 변호사의 전관 비리를 파헤쳐달라”며 재판부에 읍소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들은 “우리는 동양 그룹 사기성 기업어음(CP)의 피해자”라며 “당시 홍 변호사가 몰래 변론을 해 핵심 피고인이 구속되지 않았다”고 외쳤다. 이때에도 홍 변호사는 미동없는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다.

재판부는 홍 변호사 측 요청에 따라 다음 재판을 8월 10일에 열기로 했다. 대신 변호인에게 그달 5일까지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한 의견서 등을 미리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전 검사장 출신인 홍 변호사는 검찰 청탁·알선 명목으로 정 대표에게서 3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20일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홍 변호사에게는 변호사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조세범처벌법 위반, 지방세기본법 위반 등 4개의 죄명이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홍 변호사는 작년 8월 중앙지검 강력부에서 원정도박 혐의로 수사를 받던 정 대표로부터 수사 무마 등의 청탁과 함께 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끝으로 검찰 조직을 떠난 직후인 2011년 9월 서울메트로 1∼4호선 매장 임대사업과 관련해 서울시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한다는 등 명목으로 정 대표측으로부터 2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그는 2011년 9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사건 수임내역 미신고 또는 축소 신고 등의 수법으로 수임료 총 36억5636만원을 누락하고 그에 상응하는 세금 15억5314만원을 내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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