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칫국부터 마신 테슬라? 2018년 전엔 자율주행 불안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테슬라 모델 S를 타던 운전자가 부분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으로 주행하다 마주오던 트레일러 탑재 트럭과 충돌하며 사망했다.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하다 발생한 첫 사망으로 기록돼 전 세계가 더욱 자율주행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갖게 됐다.

테슬라는 첫 자율주행 사망으로 자사의 기술력에 오점을 남기게 됐지만 앞다퉈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인 정통 완성차 기업들도 자율주행의 안전성 논란에서 피해갈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저마다 첨단 기술을 동원해 신차들에 점차 자율주행 기술을 폭넓게 도입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전자장비에 의존한 시스템이라 각종 변수에 의해 전자장비가 오류를 일으킬 경우 이번 사망 사고처럼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와 관련 2018년 자율주행 관련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체계가 도입되기 전까지 양산차에 도입되는 자율주행 기술은 안전 면에서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에 탑재되는 각종 전자장비에서 시스템 상 오류가 나타날 수 있어 이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표준화 체계가 잡혀 있다. 바로 ISO 26262다. 이는 ISO(국제표준화기구)에서 2011년 11월 제정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ISO 26262에는 자동화 관련해 구체적인 표준 기술이 별로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콘티넨탈, 보쉬 등과 손잡고 ISO 26262를 충족시키는 전자장비를 자동차에 탑재했어도 당장 ISO 26262에 자율주행 관련 내용이 별로 없어 사실상 현재 양산차에 도입되는 자율주행 기술은 안전을 담보하는 표준화 기술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오토파일럿도 표준화된 자율주행 기술이라고 장담하기 힘들다. BMW, 볼보 등은 물론 현대차도 올해 들어 주요 글로벌 부품업체들과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ISO 26262를 충족시키는 부품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현 단계의 ISO 26262가 자율주행의 안전까지 확보했다고 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2018년 발표될 2차 에디션 형태의 ISO 26262가 나와야 비로소 자율주행에서 안전성이 담보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자동차, 항공우주 등의 분야에서 첨단 공학, 연구 및 제품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호리바 미라(HORIBA MIRA)의 기능 상의 안전 (functional safety )분야 총괄인 데이비드 워드 박사는 “2018년 목표로 발표될 ISO 26262 2차 에디션에는 시스템 어느 한 곳에서 고장이 생겨도 전체적인 피해를 막게 되는 방식의 ‘fail operational’이 개선될 것”이라며 “전자장비 기능 상 실패가 나타났을 때 정상적으로 계속 작동할 수 있도록 어떻게 시스템을 디자인할지에 대한 방식이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의도된대로만 기능적으로 안전을 유지하는 기술도 포함될 전망이다. 워드 박사는 전방 레이다가 실수로 앞쪽 장애물을 감지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는 필요치 않은 순간에 AEB(자동긴급제동시스템)가 작동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며 “레이다가 공사 현장 도로 위 철판을 보고 자동차로 보고하는 것을 막기 위한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ISO 26262 2차 에디션은 현재 속속 도입되는 자율주행에 보다 완결성을 높여 안전한 자율주행으로 가는 과도기적 장치인 셈이다. 사망 사고를 못 막은 테슬라 모델 S나 앞서 버스와 부딪힌 구글 자율주행차도 ISO 26262 2차 에디션 전에 나온 까닭에 표준화 기술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힘들다.

워드 박사는 “센서가 브레이크를 밟도록 하는 대상과 그렇지 않아도 되는 대상을 정확하게 구별하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사진>테슬라 한 쇼룸 앞에 주차돼 있는 모델 S. 조슈아 브라운은 모델 S의 부분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작동하며 주행하다 마주오던 트럭과 충돌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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