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우승’ 이소영 “작년 골프 그만둘 뻔…기적처럼 돌아왔다”

[헤럴드경제=평창·조범자 기자]드라이버 입스가 왔고 목표 의식도 사라졌다. 한 달 반 가량 골프를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바닥에서 다시 일어섰다. 그는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10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 골프장(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 오픈에서 루키 우승을 차지한 이소영(19)은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을 갖고 있다. 버디를 해도, 타수를 잃어도 돌부처같은 표정으로 흔들림없이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18번홀 마지막 퍼팅을 하고 우승을 확정한 뒤에야 슬며시 미소를 띠는 정도다. 이소영은 “원래 성격이 무덤덤하다”며 씩 웃었다. 


이소영은 국가대표 시절 최고의 에이스였다. ‘제2의 김효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안방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목표했던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개인전 5위, 단체전 은메달. 자신의 목표에도, 주변의 기대에도 크게 모자란 성적이었다. 이어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컷 탈락하며 골프에 대한 의지와 목표의식이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드라이버샷 거리를 더 늘리려다 입스가 오면서 몸과 마음이 모두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소영은 “한 달 반 정도 골프를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정회원 선발전(1위)과 정규투어 시드전(10위)을 잇따라 통과하면서 다시 일어섰다. 이소영은 “기적적으로 일어났다”고 했고 아버지 이준봉 씨는 “정회원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면서 딸의 눈빛이 무서울 정도로 달라졌다”고 돌아봤다.

상처를 딛고 더 단단해진 이소영의 올시즌 목표는 우승과 신인왕. 일단 첫 우승 목표는 달성했고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1180점으로 이정은(923점)을 크게 따돌리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소영은 더 멀리 내다보고 있다. “어렸을 때 ‘그랜드슬램’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목표로 삼았다. 이제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그랜드슬램이 목표다.

이소영은 “우선 다른 경쟁 선수들도 잘하고 있기 때문에 매 대회 열심히 해서 신인왕을 반드시 하고 싶다. 그리고 하반기 우승을 한번 더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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