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의 정치경제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에 무역보복 ‘우려’…기반 취약 경제에 ‘설상가상’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미국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결정이 경제적 후폭풍을 몰고올 조짐이다. 가뜩이나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브렉시트(Brexit)’ 사태로 휘청이던 우리경제가 ‘사드 직격탄’에 직면한 것이다.

물론 정치ㆍ외교적 마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반응과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분명한 것은 사드 배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대시켜 금융불안을 심화시키고 경제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군사적 도발로 위기를 고조시킬 가능성도 커진다. 더 큰 문제는 최대 경제 파트너인 중국과의 경제적 마찰 현실화다.


중국은 우리경제와 뗄 수 없는 중요한 교역 파트너이자 경제협력국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이 26%에 달했다. 2위 교역대상국인 미국(13.3%)의 2배, 유럽연합(EU, 9.1%)의 3배, 일본(4.9%)의 5배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수출(1371억달러)과 수입(903억달러)를 합한 전체 교역규모는 2274억달러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의 16.5%를 기록했다. 중국과의 경제적 마찰이 심화하고, 특히 무역 등의 보복에 나설 경우 한국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수출 뿐만 아니라 내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내수 중심축인 관광 산업의 경우 일본을 제치고 절대 우위를 점했다. 명동과 동대문, 강남 등 주요 상권은 중국 관광객이 장악한지 오래다.


아직까지는 중국이 직접적인 경제제재나 무역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양국은 정경분리 원칙에 입각해 교류협력을 넓혀 온데다 중국으로서도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규범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제재보다는 비관세 장벽을 높이는 등의 조치로 한국을 압박할 수 있고, 한중 양국의 정치ㆍ외교적 갈등이 고조될 경우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한국에 대해 직접 제재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비공식 방식에 의한 통상압력이나 비관세 장벽을 이용한 제재등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양국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되면 중국 정부의 보복조치 여부와 별개로 반한 감정의 확산이 한국산 상품 판매, 한국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중국 언론을 중심으로 강경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한미 양국의 사드배치 결정 직후 사드와 관련된 한국 기업과의 거래단절 등 5가지 조치를 제안하는 초강경 사설을 싣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사드 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한국 정계 인사의 중국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며 “그들과 다시는 경제관계, 왕래를 하지 말고 중국 시장진출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구두로만 항의할 게 아니라 반드시 상대를 아프게 해야 효과가 있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과의 경제적 마찰이 심화할 경우 가뜩이나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경제는 회복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다. 18개월 연속 감소한 수출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기업 투자 부진이 장기화하며 성장잠재력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

반면 그 동안 일본ㆍ북한 등과 관련한 정치ㆍ군사적 갈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었다는 점에서 과민반응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정치와 경제를 분리함으로써 경제ㆍ외교 채널을 통해 사드 배치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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