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친박) vs. 정병국(비박)’ 매치업 되나

-홍문종을 보면 서청원이, 정병국을 보면 나경원이 보인다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서청원 의원의 친박(親박근혜)계 구원투수 등판 여부에 새누리당 전체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비박(非박근혜)계 여장부인 나경원 의원이 “서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맞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미 두 명의 의원(김용태ㆍ정병국)이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진 비박계다. 서 의원의 결정에 따라 ‘양자 단일화’와 ‘3자 단일화’의 계산법이 달라진다. 친박계 역시 서 의원의 거취에 따라 현재 3명인 당권 주자가 더욱 늘어날 수도, 단칼에 정리될 수도 있다. 8ㆍ9 전당대회가 단 29일 앞으로 다가온 11일, 서 의원의 ‘시그널’을 감지하려는 양 계파의 안테나가 더욱 높아지는 이유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친박계는 홍문종 의원의 행보를 서 의원의 당 대표 경선 출마 가능성을 감지하는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 홍 의원은 앞서 최경환 의원에게 당 대표 경선 출마 요구가 쏟아질 때도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의견을 조율했던 친박계의 핵심 인물이다. 최 의원의 ‘대타’로 서 의원이 지목된 지금, 홍 의원이 서 의원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판세를 저울질하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실제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당 대표 경선 출마선언을 돌연 미뤘다. “전당대회까지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말과는 배치되는 행보다. 서 의원이 ‘절대 거부’에서 ‘깊은 고민’으로 태도를 바꾼 데 따른 숨 고르기로 풀이된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 역시 서 의원의 의중을 가늠할 지표로 분류된다. 친박계 맏형인 서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나설 경우, 원 의원은 더 이상의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서라도 출사표를 꺼내지 않을 공산이 크다. 반면 서 의원이 불출마를 선택할 경우 홍 의원과 원 의원 모두가 나서 다른 후보들과 ‘정면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친박계 후보만 총 5명이 난립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범(汎) 친박 성향의 이주영 의원과 진박(진실한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정현 의원, 원박(원조 친박) 한선교 의원은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모두 “후보 단일화 없이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원 의원과 홍 의원의 단일화는 배제할 수 없다.

<사진>8ㆍ9 전당대회가 단 29일 앞으로 다가온 11일, 당 대표 경선의 주요 변수가 된 서청원 의원의 ‘의중’을 감지하려는 친박계와 비박계의 안테나가 높아지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청원ㆍ홍문종ㆍ정병국ㆍ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비박계에서는 정병국 의원으로 당 안팎의 소통로가 모아지는 모습이다. 정 의원은 지난 10일 당 대표 경선 출마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무성 전 대표와 만났는데 ‘총대를 메 달라’고 하더라”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시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의논 모임 사람들과 다 논의를 하고 나왔다”고 했다. 정 의원은 또 “나 의원도 거기(의논 모임)에 들어와 있다”며 “서 의원의 (당권 접수를) 막아야 하니 본인이 출마하든, 내 경선 캠프의 본부장을 하든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박계의 단일대오 형성 작업이 자신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또 다른 비박계 당권 주자인 김용태 의원 역시 “정 의원과 일정 시점에 단일화해 앞선 이에게 힘을 몰아주자고 했다”며 사실상 단일화 합의 성사를 선언한 바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친박계로서는 난립 후보 정리를 위한 물밑 접촉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서 의원의 결단을 재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당대회의 직접적 관계자인 홍 의원과 원 의원을 중심으로 친박계의 소통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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