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보험사 노동계 …KB손보 파업 초읽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파업이 예상되는 등 올여름 보험사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역마진, 저금리 등 다양한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가 노동계 불안이라는 악재를 하나 더 안을 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 노동조합은 지난 주 노동쟁의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재직인원의 77%가 찬성표를 던져 압도적인 표로 가결됐다. KB손보 노조는 이번주 집행위원회 간부회의를 통해 파업 여부 등 향후 추진 일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KB손보 양종희 사장은 사내 담화문을 통해 “임금피크제 도입안과 복리후생 개선안 등 회사가 제시한 협상안 일체를 철회한다”며 노조와의 협상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양 사장은 “노조와 더 이상의 교섭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에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최고경영자로서 부득이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측은 기본급 2% 인상(6급 직원 4% 인상)과 연간 복지카드 포인트 2배 인상(100만 포인트 지급), 만 54~58세 직원에 S부터 D등급(450~200%)까지 7개 구간으로 평가하는 성과연동형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대해 KB손보 노조 관계자는 “문화적 충돌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인수 초기 드러나야 할 갈등이 이제와서 드러나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기업 문화에 대한 불만의 표출은 필연적이다. 결국 터질 것이 터진 것”이라면서 “그러나 회사를 파국으로 치닫게 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노조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의 전신은 LIG손해보험으로 지난해 6월 KB금융지주에 편입됐다. 이어 올해 3월 양종희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보험업계 한 인사는 “KB 출신으로 윗자리가 전부 물갈이되면서 LIG 출신들이 차근차근 수순을 밟아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졌다는절망감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해석하기도 했다.

KB손보 와는 성격이 다르지만 다른 보험사에서도 노조의 움직임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매각 작업에 본격 돌입한 ING생명은 지난달 30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ING생명보험지부가 서울 청진동 D타워MBK파트너스 앞에서 매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인수가격이 3조~4조원대의 추정치가 나오고 있다”면서 “(MBK가)1조8000억원에 인수해 3년 만에 재매각을 통해 최소 1조2000억원에서 최대 2조2000억원의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것으로 전형적인 먹튀이자, 졸속적인 매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ING생명 노조는 이후 후속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업계 최초로 초대형 점포전략을 도입한 메리츠화재도 노조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역본부를 전부 없애고 지점을 절반으로 줄임으로써 설계사를 관리하는 중간 조직을 없애 절감된 비용으로 전속 설계사 수수료를 높이고 보험료를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희망퇴직을 빙자한 인위적 구조조정이라며 지난달 말 본사 앞에서 희망퇴직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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