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대 경찰’ 블랙홀에 빠진 美대선…오바마 리더십, 중요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듯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경찰의 흑인 살해, 흑인의 경찰 살해가 미국 사회를 뒤흔들면서 또 하나의 대선 이슈로 급부상했다. 총기 규제 필요성에 무게가 쏠리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리더십 부족에 초점이 맞춰지면 도널드 트럼프에게로 표심이 이동할 수 있다.

두 대선주자는 애도를 표하면서도 이번 사건을 대선 행보와 결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힐러리는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총기 폭력이 사람들의 삶을 갈가리 찢어놓고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말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총기 규제를 이번 사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며 공약 중 하나인 총기 규제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자료=힐러리 클린턴 트위터]

트럼프는 힐러리와, 그의 강력한 지지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화살을 돌리며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0일 트위터를 통해 “나약한 오바마의 리더십과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사람들 때문에 지금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라”면서 “우리(미국)는 분열된 나라”라고 비판했다. 구체적인 사건을 언급한 발언은 아니지만 이는 명백히 댈러스 백인경찰 피격 사망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총격 사건과 관련해 “지금은 아마 어느 때보다도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두 대선주자가 또 다시 주요 현안에 대해 다른 시각을 내놓으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주목된다. 이번 총격 사건 전 최대 대선 쟁점 중 하나였던 올랜도 테러 대응에서는 트럼프가 인심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올랜도 테러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총기 규제에 목소리를 높였던 힐러리, 대테러 강화와 무슬림 입국 금지ㆍ감시 등으로 맞섰던 트럼프 중 힐러리의 주장이 좀 더 설득력있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료=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이번 현안 대응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 또한 표심 이동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격 사건 이후 “총기가 사방에 있기 때문에 경찰에게는 어려운 시기이다. 여러분이 경찰의 안전에 관심이 있다면 총기 이슈를 제쳐두거나 그것이 관련없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힐러리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것이 힐러리 지지율에 힘을 실어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번 총격 사건을 포함해 그간 계속됐던 흑인과 경찰의 갈등, 소요사태가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오점으로 남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트럼프의 발언과 같이 ‘오바마 리더십’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일고 있기 때문이다. 총기 규제 문제보다 리더십 역량 부족으로 여론이 쏠릴 경우 오바마의 지지를 등에 업은 힐러리보다 트럼프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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