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인사이트] “게임 속 증강현실”…포켓몬 Go에 빠진 사람들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마트 가는 길에 파이리가 잡혀서, 차를 세웠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포켓몬인데…” daveRixxxx 인스타그램.

엥? 무슨 말일까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대사인가요. 아닙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pokemon_go을 입력하기만 해도 순식간에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로 화면이 도배됩니다.

포켓몬 Go에 빠진 한 철없는 아버지. [사진=imgur.com]

유모차를 끄는 한 20대 남성은 산책 도중 포켓몬을 잡는 인증샷을 남겨 질타를 받기도 합니다. 철없는 아버지가 한 명만은 아닙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포켓몬 복장을 입고, 낮밤 구분 없이 길거리를 배회합니다.

이들이 즐기는 앱은 ‘포켓몬 Go’ 입니다. 닌텐도의 인기 게임이자 유명 만화입니다. 이 게임은 스마트폰의 위치 인식 기능을 이용, ‘포켓몬 월드’를 현실에 구현했습니다.

이를테면 야심한 밤, 공원에는 야행성 포켓몬이 깜짝 등장합니다. 수줍음이 많고 집에 있길 좋아하는 포켓몬은 가끔 책상 아래에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포켓몬의 특성과 행동 습성에 따라 출몰장소가 달라집니다. 

포켓스탑인 공원에 모인 사람들. [사진=imgur.com]

증강현실 시스템이 게임의 묘미를 살렸습니다. 실제 내가 있는 곳 근처에 포켓몬이 나타나면 화면상에 표시 됩니다. 게임 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죠.

포켓몬을 잡을 때 필요한 ‘몬스터볼’이라는 아이템은 지역 내 랜드마크에 주로 있는 ‘포켓스탑’이란 장소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갖가지 사회문제도 발생하고 있는데요.

병실에 나타난 포켓몬. [사진=imgur.com]

호주의 노던주의 다윈 경찰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곳이 포켓스탑으로 지정돼 수많은 사람들이 경찰서를 방문해 곤혹을 겪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개발자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건 전설의 포켓몬 위치입니다. 최고의 포켓몬 마스터에게만 허락되는 전설의 포켓몬들.

전 세계 최고의 보안을 자랑하는 미국 펜타곤, 미 대통령도 언급을 꺼리는 51구역, 세계 최고 깊이의 마리아나 해구, 북한, 바티칸. 이정도면 정말 ‘레전드’라고 남길 수 있겠습니다. 미국 대통령이라면 세계 최고의 포켓몬 마스터가 될 가능성이 높겠군요.

아쉽게도 국내 출시는 미정입니다. 일부 유저들은 구글이 아닌 다른 경로로 앱을 다운받아 이용하기도 합니다. 구글 계정을 세 개 이상 돌리면서 여러 캐릭터를 키우는 게임 ‘폐인’도 생기고 있습니다.

순기능도 있습니다. 포켓몬 잡으려고 시간 날 때마다 산책, 조깅을 즐긴다는 얘기도 종종 볼 수 있거든요. 한 포케몬 go 유저가 사체를 발견하는 일도 생기기도 했습니다. 미국 와이오밍주의 한 소녀가 포켓몬을 잡기 위해 외진 강가를 나섰다가 익사한 남성을 찾아 현지 뉴스란에 대문짝 만 하게 실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포켓몬 Go를 즐기기 위해 일부러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도 생기고 있다. [사진=imgur.com]

야심한 밤, 바람을 쐬다가 피카츄를 만나는 행운을 누려보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국내 정식 출시 계획은 없지만, 만일 된다면? 평양의 주석궁, 영변 핵시설이 전설의 ‘포켓스탑’이 있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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