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탐정법’ 열 번째 도전, 이제 결단해야

‘탐정(민간조사업)’이란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으로부터 특정사안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을 의뢰받아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관련자료나 정보를 수집하여 의뢰인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업을 말한다.

즉 경찰권이 미치지 않는 민사문제 또는 공권력의 개입 여지나 서비스의 질이 비교적 낮은 분야에서‘문제해결에 유용한 단서’를 수집하는 일이 그것이다.

세계경제협력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한국을 제외한 33개국에서는 인구 100만명당 평균 320명의 민간조사원(탐정)이 전문직업인으로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 용인시 정도에 320명, 서울만한 지역에 3,200명의 공인탐정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특히 탐정업을 신고제로 운용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인구대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6만여명(인구 100만명에 500명)의 사설탐정이 등록되어 있는데, 이들이 수임하는 건수는 연간 250만건에 이른다.

이는 탐정 한명이 연간 41.6건(월 3.5건)을 처리하는 꼴이다. 일상생활에서 불안하거나 절박한 일에 직면했을 때 경찰외에는 달리 찾을 곳이 마땅치 않은 우리 국민들에겐 다른 세상 얘기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7~19대 국회에 걸쳐 이상배, 최재천, 이인기, 성윤환, 이한성, 강성천, 송영근, 윤재옥 의원(2건) 등 8명의 의원이 9건의 민간조사업법(탐정법)을 발의하였으나 하나같이 ‘막연한 사생활 침해 우려’와 ‘소관청 지정을 둘러싼 부처간 기싸움’ 등에 함몰되어 흐지부지 시간을 보내다 철회 또는 임기만료로 폐기되는 등 공전을 거듭해 왔다.

이를 딛고 20대 국회에서도 윤재옥 의원(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이 탐정업 법제화를 위한 10번째 법안을 곧 대표발의 할 준비와 함께 가결 의지를 다지고 있어 역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측에서도, 고용노동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신직업 발굴 지시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잘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는 사립탐정(민간조사업)을 신직업으로 공인ㆍ육성하겠다는 계획을 2014년 3월18일 국무회의에 보고함으로써 많은 국민들로부터 기대와 주목을 받았으나, 민간조사업에 대한 ‘실효적 관리감독’을 내세우는 경찰청과 ‘제도운용의 투명성’을 주장하는 법무부 간 관할권 이견으로 관련 법제도적 인프라 구축작업은 3년째 첫 단추도 못끼운 채 세월을 허송하고 있다.

국무회의에 보고된 사안이 반상회 논의사항 보다 진지함이 떨어진 형국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21일 강신명 경찰청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인탐정제(민간조사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탐정의 역할을 ‘사실조사’에 국한하는 ‘공인탐정법(안)’을 정기국회를 고려해 8~9월 중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할 계획임을 밝힘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 민간조사업법 제정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국민들에게 진정 안심과 편익을 줄 수 있는 합리적인 민간조사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있다 할 것이나, 이 직업이 우리나라에선 처음 공인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일자리(2만여개)가 생기고, 탐정을 소재로 한 영화ㆍ드라마ㆍ소설ㆍ만화 등 탐정문화의 창달로 적잖은 창조경제 유발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임에 특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여러 상황으로 보아 신직업ㆍ신문화로의 접목이 매우 긴요한 이 제도가 특수 직역(職域)의 유ㆍ불리나 감독권을 둘러싼 부처이기주의로 또 다시 지체되는 일이 없기를 많은 국민들과 함께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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