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의‘워너비’최경주“나는 잡초처럼 살아남았다”

장병들에게 전한 사연에 큰 감동
꿋꿋한 신념이 재기 성공 원동력

섬마을 소년에서 세계적인 프로골퍼가 되기까지 최경주를 만든 단 하나의 신념은 ‘잡초처럼 꿋꿋하게’였다.

국방부가 7월부터 신세대 장병들의 인성 함양을 위해 자체 제작해 방송하고 있는 영상 콘텐츠에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에 선 프로골퍼 최경주 선수가 장병들의 ‘워너비’로 출연해 장병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주고 있다.

선원이 되려고 수산고등학교에 진학한 최경주 프로가 골프를 시작하게 된 사연을 털어놓는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장병들의 폭소가 터져나온다.

최경주 프로가 군이 자체 제작한 인성교육 영상 콘텐츠에 출연해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방부]

최경주 선수는 당시 운동부에 들어가면 학비를 면제해준다는 말을 듣고 “역도해본 사람 나오라”는 말에 앞으로 나갔다. 그런데 선생님이 느닷없이 “이쪽은 골프부, 저쪽은 역도부”라고 정하면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골프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한다.

골프에 ‘골’자도 몰랐던 그는 그러나 막상 골프를 시작하자 골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난생 처음 골프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모습에 반했고, 그 장면은 골프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영상에서 최 프로는 미국 PGA에 진출한 이후의 다양한 에피소드도 들려주며 장병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외국 선수들이 “넌 한국에서 돈을 벌지 않고, 왜 미국에 와서 돈을 버냐”고 비꼬는 말을 해도 영어를 알아듣지 못해 “땡큐”라고 대답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참을 줄 아는 인내’를 배웠다고 한다.

그는 결국 2002년 한국인 프로 골퍼로서 최초로 미 PGA 정상에 섰고, 그 기세를 몰아 세계랭킹 5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그런 그의 성공 뒤에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패를 자양분 삼아 다시 일어서는 근성이 있었다. 한때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잡초처럼 꿋꿋하게 살아남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 다시 재기에 성공하는 장면에서 장병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

최 프로는 이 장면에서 “지치고 고달파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군에 입대해 낯선 환경에 마주친 장병들은 이 장면에서 각자의 인생을 돌아보며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로 삼았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장병 인성교육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스타급 유명 인사나 연예인들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장병들에게 매주 1편씩 상영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이런 인성교육 영상 콘텐츠는 점호나 식사시간 등 가용한 시간에 IPTV를 통해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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