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D-5] ‘新’은 누구에게 ‘역사’를 선물할까

‘땅의 제왕’ 볼트 vs ‘물의 황제’ 펠프스…0.01초에 울고웃을 ‘두개의 태양’

땅 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와 물 속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누가 더 위대할까. 정답도 없고 의미도 없는 우문이지만 세계 스포츠팬들이라면 한번쯤 던져보고 싶은 질문이다.

2016 리우올림픽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뜬다. ‘번개’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와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31·미국)다. 폭스스포츠는 스포츠팬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온라인 투표에 붙였다. 볼트와 펠프스, 누가 리우의 넘버원 스타가 될까. 팬들은 땅의 제왕에 좀더 높은 점수를 줬다. 1일 현재 볼트가 66.5%로 펠프스(32.5%)를 앞서고 있다. 그러나 우열을 가리긴 어렵다. 하늘에 태양이 둘일 수 없다지만 볼트와 펠프스는 예외일 것같다. 


볼트는 올림픽 3회 연속 3관왕이라는, 누구도 밟지 않은 신화를 준비한다. 리우올림픽 공식 홈페이지는 지난달 28일 볼트가 리우에 입성한 소식을 알리며 “(올림픽의) 주인공이 도착했다”고 표현했다. 볼트는 자타공인 역대 최고 스프린터다. 육상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 기록 보유자인 볼트는 리우올림픽에서 남자 100m, 200m, 400m 계주에 참가한다.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2회 대회 연속 남자 100m, 200m, 400m 계주 3관왕을 달성했다.

쇼맨십과 스타성도 남다르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고 왼팔을 하늘을 향해 쭉 펴고 오른팔을 굽혀 가슴으로 당기는 ‘번개 세리머니’는 전세계인이 열광하는 전매특허가 됐다. 하지만 어머니 제니퍼 볼트는 그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출발선 앞에서 혹시나 울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고 할 정도로 여린 아이였다.

볼트는 지난달 2일 열린 자메이카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전을 앞두고 허벅지 통증이 느껴지자 부상 방지를 위해 출전을 포기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200m에 출전해 19초89로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건재를 뽐냈다. 볼트는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늘 ‘내가 얼마나 위대한 육상 선수인지 증명하고 싶어한다. 리우에서도 얻고 싶은 게 많다”고 3회 연속 올림픽 3관왕을 향한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올 시즌 볼트의 100m 랭킹은 4위(9초87), 200m는 5위(19초89)다. 저스틴 개틀린(미국)이 100m 1위(9초80), 라숀 메릿(미국)이 200m 1위(19초74)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볼트의 3관왕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메달 콜렉터’가 다시 수영 스타팅 블록에 오른다.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마이클 펠프스다.

펠프스는 지난 2012 런던올림픽까지 무려 22개의 메달을 수집했다. 그 가운데 금메달만 18개다. 은과 동메달은 2개씩. 올림픽 사상 개인 최다 메달 기록을 갖고 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출전한 8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수확해 1972년 뮌헨 대회에서 금메달 7개를 딴 마크 스피츠의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도 경신했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리우 대회서 과연 몇개를 더 목에 걸지 관심이다.

런던올림픽이 끝나고 은퇴한 펠프스는 2014년 4월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해 9월 음주·과속 운전으로 경찰에 입건돼 10월 초 미국수영연맹으로부터 6개월 자격 정지를 당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펠프스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접영 100m·200m와 개인혼영 200m에 출전한다. 접영 100m와 개인혼영 200m는 4년 전 런던 대회에서 올림픽 3연패를 이룬 종목이다. 펠프스는 미국 대표선발전에서 접영 100m 우승으로 리우에서는 단체전인 혼계영 400m에도 뛸 수 있다.

펠프스는 지난 5월 미스 캘리포니아 출신의 약혼녀 니콜 존슨과 사이에서 첫아들을 얻었다. 아빠로 뛰는 이번 올림픽은 그래서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을 갖고 있는 펠프스는 리우에서 메달을 추가할 때마다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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