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두 치고 나간 박인비…우려 씻은 ‘큰무대 체질’

연이틀 5언더…1타차로 루이스 제쳐
대회前 부상·컨디션 난조 딛고 굿샷
전인지는 첫날 부진 털고 공동 8위

‘골프 여제’ 박인비(28)가 완벽한 샷 감각을 회복하며 리우올림픽 2라운드서 단독선두로 뛰쳐나갔다.

116년만의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노리는 박인비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여자 골프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이며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를 기록,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여자골프대표팀 박인비 선수가 18일 오전(현지시간) 올림픽 골프 2라운드 1번홀을 파로 마무리한 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리우=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역시 골프여제였고, 큰 무대 체질이었다. 얼마 전까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우려를 자아냈던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매일 5타씩 줄이며 절정의 샷 감각을 과시했다. 전날 1라운드를 공동 2위로 마치고 “이렇게 완벽한 라운드를 했던 게 언제인가 싶을 정도”라며 스스로 샷과 퍼트감에 만족을 표했던 박인비는 이날도 5번과 9번 홀에서 8m 가까운 긴 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7번 홀(파4)에서 이번 대회 유일한 보기를 범하기는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17, 18번 홀에서 연달아 2.5m 내외의 버디 퍼트에 성공,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루이스를 오히려 1타 차로 역전한 채 2라운드를 마쳤다.

연습라운드 홀인원으로 기분좋은 예감을 전했던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 때문에) 출전할 수 있을지 없을지가 가장 걱정인 올림픽이었는데 좋은 성적까지 받아 큰 선물”이라면서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미소지었다. 이어 “올해 프로 10년 차인데 커리어 정점을 찍고 있는 해에 올림픽까지 열려서 좋다. 내 골프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 있도록 남은 두 라운드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한국인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박인비가 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건다면 세계 최초로 ‘골든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박인비를 비롯한 한국 대표팀은 마이클 조던이 있던 1992년 미국 남자농구 원조 드림팀을 연상케 한다”고 극찬했고 골프채널은 “부상으로 큰 기대를 받지 못한 박인비가 선전하면서 경쟁자들을 두렵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글 2개를 기록한 전인지(22)와 양희영(27)도 순위를 끌어 올렸다. 전인지는 이글 2개로와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6언더파 136타를 기록, 호주교포 이민지, 아리야 쭈타누깐(태국) 등과 함께 공동 8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첫날 주춤했던 양희영도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중간합계 4언더파 138타, 공동 17위까지 올라왔다. 1라운드서 박인비와 공동 2위였던 김세영(23)은 이날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타수를 잃어( 2) 3언더파 139타, 공동 22위로 밀려났다.

한때 박인비와 세계랭킹 1위를 다퉜던 루이스도 이날 무려 8타를 줄이며 박인비와 치열한 우승경쟁을 예고했다.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이날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3언더파 139타를 기록, 김세영, 렉시 톰슨(미국) 등과 함께 공동 22위에 자리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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