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서 ‘정부 탄압’ 폭로한 에티오피아 선수 귀국 안해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리우올림픽에서 정부의 탄압을 폭로한 에티오피아 마라톤 선수가 귀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FP통신은 24일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공항에 확인한 결과 페이사 릴레사(26)가 올림픽대표팀이 탄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리우올림픽 마라톤 은메달리스트인 릴레사는 결승선을 통과할 때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엑스(X)자 세리머니를 했다. 릴레사는 시상식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건 뒤 똑같은 동작을 취했다.

사진=영국 매체 ‘Mirror’

이는 자신의 부족을 강제 이주시키는 에티오피아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최근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지역에는 강제 이주에 반대하는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면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릴레사는 세리머니 직후 “나는 이제 에티오피아로 가면 죽거나 감옥에 갇힌다”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세리머니의 반향이 커지자 릴레사를 영웅으로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릴레사는 귀국하지 않았다.

릴레사의 에이전트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릴레사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좋을 게 없다고 조언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릴레사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릴레사의 ‘미국 망명’ 가능성도 나왔다. 미국 정부는 릴레사의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하면서 “미국은 ‘자신의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현할 권리’를 전 세계 정부가 존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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