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니까 이 노래①] 꽉 막힌 도로에서는… 속이 뻥 뚫리는 이 노래

[헤럴드경제=고승희ㆍ이세진ㆍ이은지 기자] 끝이 안 보인다. 꼬리에 꼬리를 문 차들이 멈춰 서 있다. 반대편 차선은 텅텅 비었는데, 모두가 한쪽으로만 줄을 서니 ‘진풍경’이다. 모세의 기적을 빌려와 도로를 가를 수도, ‘뚫어 뻥’을 가져와 한 번에 뚫을 수도 없다.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졸음도 밀려온다. 지금이다. 속을 시원하게 뚫어 줄 노래 선곡으로 지루한 시간을 달래보자.

[사진=퍼시픽!]

[사진=모비]

 
▶ 나른한 일렉트로니카 ‘난 누구, 여긴 어디?’(방송/대중음악 담당 고승희)=여름도 가을도 아닌 날, 붐 비는 고속도로가 원망스러울 지경이다. 차라리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고 싶은 마음이라면 ‘퍼시픽!(Pacific!)’이 적당하다. 노르웨이 남성듀오 퍼시픽!이 내놓은 음반은 많지 않다. 2007년 첫 싱글을 발매한 이후 세 장의 정규앨범을 냈다. 2008년 발매한 ‘레버리스(Reveries)’ 앨범에 수록된 ‘Runaway to elsewhere’는 그 시절이 EDM이다. 긴 겨울과 짧은 여름의 나라에 사는 이 듀오의 음악은 나른하고 몽환적이다. 노랫말은 없다. 간결한 비트로 시작해 온 몸의 힘을 쓱 빼놓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짜증이 치솟은 심신을 달래준다. 그들이 동경한 여름세계가 아마도 나른함이었는지 모르겠다. 잠시 비트와 멜로디에 몸을 맡기면 지금 이 곳이 다른 세상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주의사항이 있다. 음악 재생 중 막힌 길이 뚫린다면 고향길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날 수도 있다. ‘퍼시픽!’과 이어듣기 좋은 곡은 모비(MOBY)다. 미국 출신 일렉트로니타 뮤지션 모비가 2011년 발매한 ‘디스트로이드(Destroyed)’에 수록된 ‘The Violent Bear it Away’다.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는 이 곡은 클래식과 일렉트로닉을 절묘하게 섞어내는 모비의 장기가 발휘됐다. 현실이 아닌 듯, 몽롱한 상태의 오후에 정신적 일탈을 경험하기에 충분한 곡이다. 

[사진=슈가맨]

▶추억의 가요 메들리, ‘슈가송’ 소환하자(영화 담당 이세진)= 고속도로 위에선 새로 듣는 노래보다 익히 알고 있는 노래가 귀에 더 잘 들어온다. 노래가 ‘BGM’이 돼야 창밖의 풍경도 눈에 들어오는 법. 꽉 막힌 도로여도 괜찮다. 그럴 땐 노래를 같이 따라부르면 된다.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프로젝트-슈가맨’에서 발굴되고, 재해석된 노래들이 이 컨셉에는 제격이다.

이미 ‘슈가맨’ 산(産) 트랙은 가요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면서 인기를 입증했다. 크러시와 로꼬가 부른 ‘아마도 그건’이나 김범수가 부른 ’그댄 행복에 살텐데‘, 다비치가 재해석한 ‘여자이니까’ 등은 길거리에서도 여러 번 들렸다. 90년대 댄스가요, 발라드 뿐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 세대가 아시는 노래도 다양하다.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 등이다.

[사진=블랙핑크]

 ▶ 블랙핑크, ‘붐바야(BOOMBAYAH)’ (방송/대중음악 담당 이은지)= 답답하게 막혀 있는 도로는 한 편의 여름을 방불케 한다. 마음은 가을인데 답답한 갈증은 여름이니시원한 댄스곡이 제격이다. 여기에 요즘 ‘핫(Hot)’하다는 EDM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지난 6월 말 기대를 한몸에 받고 데뷔한 괴물 신인 블랙핑크가 ‘휘파람’과 함께 내놓은 ‘붐바야(BOOMBAYAH)’를 추천한다. ‘휘파람’이 잔잔한 힙합곡이라면, ‘붐바야(BOOMBAYAH)’는 보다 에너지 넘치는 곡이다. 미국 빌보드를 휩쓸고 있는 대세 장르인 댄스홀과 일렉트로닉 하우스가 결합한 EDM 곡으로 당당하고 카리스마 있는 나를 표현하고 있다. 오늘 하루 모든 걸 잊고 너와 춤추고 싶은 마음을 가사에 담았다. 인디언 소리와 함께 하나 둘, 셋 박자에 맞춘 ‘붐바야(BOOMBAYAH)’, ‘오빠!’라고 외치는 후렴구는 작년부터 묶은 귀경, 귀성길 체증도 모두 다 뚫고 남는다.

나도 모르게 들썩이는 몸, 어느새 ‘오빠!’를 외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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